한국은 교통사고 후진국이라 하겠다. 아직도 매일 20여명이 죽고 1천여명이 다친다.
부상자의 상당수는 후천적 장애인이 된다. 한국의 등록장애인은 2백만명이 넘는다. 국민 20명 중 1명이 장애인인 셈이다. 장애인의 35% 정도가 교통사고를 비롯한 각종 사고가 원인이다. 후천적 질환이 원인인 장애인은 56%이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는 한국이 경제적 후진국이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교통사고는 고속도로가 아니라 주로 지방도로에서 발생한다. 지방도로는 원래 사람과 자전거, 달구지와 경운기가 다니던 길이다. 이 길을 자동차도로로 전용하면서, 인도는 아예 없애버린 곳이 많다. 자동차도로 양쪽 가장자리에 인도를 만든 곳이 있기는 하지만, 야박하게도 자동차도로만 포장하고 인도는 아예 포장조차 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한국은 경제적 후진국이므로, 인도를 확보할 돈이 없는 것일까? 다른 선진국과 달리 인명, 사람의 목숨을 경시하는 풍조가 여전히 팽배한 것은 아닐까?
<낙석주의> <사망사고 발생지점> 지방도로를 다니노라면, 이런 간판을 자주 본다. 낙석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돌이 떨어져내리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게 아닌가? 낙석 위험을 제거하는 않고, <낙석주의>라는 표지만 세워놓고는 뒷짐을 지는 나라가 한국인가?
<사망사고 발생지점>도 마찬가지다. 운전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은 좋지만, 사망사고가 발생한 곳이면, 그 원인을 찾아서 도로 설계부터 개선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국은 언제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는 경제적 선진국 문턱을 넘을 수 있을까? 이때까지는 나라가 가난하여, 교통사고는 여전히 빈발할 것인가? 이 세상에 교통사고로 다치거나 죽은 것처럼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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