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에는 잊힌 인물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분단으로 인한 이념 대립으로 인해 박헌영 등의 공산당 계열 인물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우사 김규식, 몽양 여운형 등 한국 현대사를 말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들마저 역사 속에 묻혀 버렸습니다. 한국 현대사에는 이승만과 김구밖에 남지 않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인물 역시 굴절되고 왜곡된 한국 현대사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인물로, 역사 속에 파묻혀 존재 자체마저 잊히고 있는 사람입니다. 바로 죽산 조봉암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에 진정한 '진보'가 존재합니까? 몇몇 분들은 진보라는 단어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떠올리실 겁니다. 그렇습니다. 넉넉한 마음으로 그 대답들을 모두 포용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 정도뿐입니다. 그들의 지지율은 모두 합쳐도 간신히 10%에 미치기 힘든 정도입니다. 대한민국의 진보는 왜 이토록 넝마처럼 변해버린 것일까요? 아니, 대한민국에 정말 진보라는 가치를 실현하려고 했던 세력 혹은 인물이 존재했을까요?
역사 속으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진보의 위기, 대한민국 진보의 미래를 위해 제가 역사 속에서 만난 인물이 바로 죽산 조봉암입니다. 과거 대한민국에 '진보당'이라는 정당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그 당의 이름으로 조봉암이 대통령 선거에 나섰다는 사실도 알고 계십니까? 제3대 대통령 선거였습니다. 독재의 길을 걷고 있던 이승만과의 승부에서 무려 30%라는 표를 얻었던 것이 바로 죽산 조봉암이었습니다. 선거에서의 부정과, 당시 민주당의 신익희 후보 추모표 사건이 없었다면 훨씬 더 많은 표를 획득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대선에서는 조봉암이 당당히 이승만을 꺾고 당선이 됐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됐습니까? "조봉암 사형!" 그것은 법에 의거한 판사의 판결이 아니었습니다. 이승만은 자신에게 큰 위협으로 자리잡았던 조봉암을 간첩죄 혐의로 사형시켜 버립니다. 조봉암의 죽음은 곧, 대한민국 진보의 죽음이었습니다. 물론 이후 결집된 민중의 힘은 4·19 등으로 표출됩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그 힘을 결집시키고, 이끌어 가지 못했습니다. 조봉암의 죽음은 큰 의미를 갖습니다.
앞으로 몇 번의 글을 통해서 조봉암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의 무너진 진보, 갈갈이 찢어진 진보에 죽산 조봉암 선생은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자 하는지, 그의 메시지를 우리는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실현해 나갈 것인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가 바라던 세상, 그가 말하는 진보주의가 무엇인지 조봉암이 진보당 결당대회 개회식에서 했던 말을 통해 살짝 들여다보면서 첫번째 글을 마칩니다. 그 시대에 맞고, 그 사회에 맞고, 그 인정에 맞도록 제도를 만들고 정책을 고침으로써 사람이 사람을 찾취하는 일을 없애고, 또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일을 없애고, 모든 사람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되고 모든 사람이 착취당하는 일이 없이, 응분의 노력과 사회적 보장에 의해서 다같이 평화롭게 행복스럽게 잘 살 수 있는 세상, 이것을 가르켜서 한국의 진보주의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앞으로 몇 번의 글을 통해서 조봉암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의 무너진 진보, 갈갈이 찢어진 진보에 죽산 조봉암 선생은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자 하는지, 그의 메시지를 우리는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실현해 나갈 것인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가 바라던 세상, 그가 말하는 진보주의가 무엇인지 조봉암이 진보당 결당대회 개회식에서 했던 말을 통해 살짝 들여다보면서 첫번째 글을 마칩니다. 그 시대에 맞고, 그 사회에 맞고, 그 인정에 맞도록 제도를 만들고 정책을 고침으로써 사람이 사람을 찾취하는 일을 없애고, 또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일을 없애고, 모든 사람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되고 모든 사람이 착취당하는 일이 없이, 응분의 노력과 사회적 보장에 의해서 다같이 평화롭게 행복스럽게 잘 살 수 있는 세상, 이것을 가르켜서 한국의 진보주의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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