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창덕궁 앞 주유소
전통문화 전시관 세우기로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 길 건너편에 나란히 위치해 궁궐의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아온 주유소 두 곳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한국 전통문화 전시관이 들어선다. 18일 서울시 유영팔 문화기반팀장은 “창덕궁 주변의 미관을 해치는 돈화문 앞 주유소 두 곳을 매입하려고 내년 예산에 195억4800만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유 팀장은 “이 곳에 2012년 말까지 한옥 건물을 지어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민속 전시관 등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종 5년인 1405년 완공돼 임진왜란 때 경북궁이 불탄 뒤 경복궁이 중건될 때까지 정궁 노릇을 해온 창덕궁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 대표 궁궐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돈화문 맞은편 도로변에 들어선 주유소가 중세 건물인 창덕궁의 경관을 해치고 화재의 위험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더욱이 한 곳도 아닌 두 곳의 주유소가 창덕궁 앞에 시위하듯 서 있는 것은 창덕궁의 역사적 위상과 의미 차원에서도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서울시는 내년 1월부터 주유소 터 두 곳(1574㎡)을 매입한 뒤 문화재 발굴조사를 거쳐 2012년 말까지 창덕궁의 경관을 가리지 않는 1∼2층의 한옥 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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