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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아들아, 장례식 대신 국가의 임무 지켜라’

등록 2009-12-20 19:33

소말리아 파병 이환욱 하사
아버지 유언대로 귀국 안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소말리아 해역에 파병 중인 아들에게 ‘장례식에 참여하지 말고 임무를 완수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아들은 슬픔을 딛고 아버지의 마지막 당부를 지킨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적퇴치를 위해 지난달 20일 소말리아 해역으로 떠난 청해부대 3진 충무공이순신함에 승선 중인 이환욱(21) 하사는 지난 14일 하늘이 무너지는 전문을 받았다. 췌장암으로 투병중이던 아버지가 지난 13일 끝내 숨을 거두었다는 비보였다.

해군 군무원이었던 이 하사의 아버지 이성우(51)씨는 사망 직전 부인 강영자씨에게 “해외파병 중인 아들은 국가가 부여한 임무를 맡고 있으니 내 사망 소식을 알리지 말고, 행여 알게 되더라도 공무가 더 중요하니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못하게 하라”고 당부했다. 강씨는 남편의 사망 소식을 아들의 소속부대인 작전사령부에 알리면서, 남편 유언대로 아들에게는 알리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부대에서 ‘도리가 아니다’라며 이 하사에게 전문을 보냈고, 청해부대장인 김명성 대령도 이 하사에게 ‘즉각 귀국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이 하사는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는 것이 더 큰 효도이며 군인의 길”이라며 내년 봄 정상적 임무교대 때까지 귀국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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