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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 돈수수 정황 캐…‘역풍’ 우려 흔적

등록 2009-12-20 20:49수정 2009-12-20 21:11

한명숙 전 총리가 지난 18일 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8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명숙 전 총리가 지난 18일 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8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명숙 전 총리 수사 남은 변수는
이번주 불구속 기소 방침…수사 사실상 마무리한듯
한 전 총리쪽 “건강 나쁜 곽영욱에 진술강요 의심”




“월요일엔 어렵겠지만, 주중에는 기소하지 않겠냐.”

검찰 관계자는 20일 한명숙(65) 전 국무총리에 대한 수사 일정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해, 이번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됐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지난 18일 한 전 총리에 대한 조사로 기소에 필요한 절차를 끝냈고, 한 전 총리 쪽도 검찰의 수사 내용을 파악했다. 이젠 양쪽 모두 상대가 재판에서 내세울 ‘결정적 무기’가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은 일단 한 전 총리를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곽영욱(69·구속기소) 전 대한통운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5만달러는 당시 환율로 4600여만원이다. 공무원이 받은 뇌물 액수가 3천만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이 정도 혐의로 전직 총리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영장이 기각됐을 때의 역풍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수사와 마찬가지로 재판의 초점도 결국은 ‘석탄공사 사장 선임의 청탁 대가로 5만달러를 건넸다’는, 곽 전 사장이 한 진술의 신빙성 여부다.

한 전 총리 쪽 변호인단은 곽 전 사장의 현재 건강 상태와 구속된 처지 등을 강조하며 허위진술 가능성을 적극 제기할 태세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곽 전 사장은 고령(69세)으로 두 차례 수술을 받았는데, 대질신문 때도 휠체어에 마스크를 쓰고 들어와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이 나빴다”며 “구속된 곽 전 사장이 병보석으로 풀러나야 할 절박한 상황 때문에 거짓 진술이 강요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또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와 대질신문을 받을 때 ‘검사 때문에, 검사가 추궁해서 혼났습니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검찰은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한 전 총리와 곽 전 사장의 관계나, 돈을 주고받을 당시의 구체적 정황 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곽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한 전 총리가 여성단체 활동을 하던 1998년 행사경비를 지원한 인연으로 알게 됐고, (그런 인연으로) 대한통운 사장 퇴직 이후 ‘공기업에서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여러 번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과 친분을 유지했고, 실제 그를 도와주려 한 정황을 제시한다면 돈을 줬다는 진술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돈을 줬다는 12월20일 당시 곽 전 사장과 한 전 총리의 만남에 함께 있었던 인물들이 누구인지도 관심사다. 이해찬 전 총리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함께 있던 이가 누군지 우리도 안다. 그 중 하나(한 명)만 조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이 자리에 석탄공사 사장 선임에 영향력을 가진 인사가 배석해 있었다면, 당일의 만남 자체가 ‘로비’ 성격을 띤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질 수도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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