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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스펙 쌓으러 성형외과로?

등록 2009-12-22 07:38

김태희 눈 한가인 코…업무능력과 무관한 외모시술 극성
대학생 이아무개(22)씨는 지난봄에 쌍꺼풀 수술을 했다. 정작 자신은 외모에 불만이 없었는데, 부모님이 “취업하는 데 예쁘면 더 좋지 않겠느냐”고 권유했다.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느낀 것도 있어 ‘수술하는 게 낫겠다’고 결심했다.

“중고등학생들이 어른보다 외모에 더 민감해요. 대놓고 강사들한테 ‘선생님 예뻐요’, ‘선생님 얼굴 이상해요’라고 해요. 아무래도 잘생긴 선생님을 더 좋아하지 않겠어요?” 이씨는 수술 뒤 “상대방이 호감을 갖는 듯해 이익을 봤다”며 만족해 했다.

취업이나 결혼을 준비하는 20~30대 젊은이들에게 외모는 또 하나의 ‘스펙’으로 간주되고 있다. 자격증이나 토익 점수로 스펙을 쌓듯, 성형수술을 통해 자신을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여기는 경우도 흔하다. 이나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선 ‘몸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이 젊은이들을 성형으로 유도한다”고 말했다.

성형·미용 서비스를 하는 병원들은 이런 심리를 놓치지 않는다. 누리집 등을 통해 부위별(?) ‘표준 스펙’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를테면 “눈은 김태희, 코는 한가인, 얼굴형은 한예슬, 가슴은 김혜수, 쇄골은 윤은혜”라는 식의 안내를 한다.

그러나 부작용도 뒤따른다. 홍정근 대한성형외과의사회 홍보이사는 “최근에는 스펙이라는 틈새시장을 노려 신상품을 개발하듯 새로운 성형기법이 생겨나고 있다”며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시술들이 인터넷을 통해 무분별하게 전파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성형 스펙’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 의견이 적지 않다. 케이블방송 프로듀서로 일하는 이아무개(24)씨는 1년 전 취업 준비생 시절에 코 성형수술을 했다. 당시 여드름 치료를 위해 피부과에 다니던 이씨는 의사의 권유로 수술을 결정했다. 이씨는 “수술하고 나서 한참 뒤 직장을 얻기는 했지만 성형 때문에 이익을 본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나영 교수는 “외모 스펙이라면 주로 여성의 성적 매력을 강조하는 쪽으로 이뤄지는데, 실제 노동시장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것과는 큰 연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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