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9일 경북과학대 문화환경 박물관 앞에서 이 박물관 전통문화체험학교가 마련한 ‘세시풍속 재연 마당’에서 참가자들이 북 연주법을 배우고 있다. 경북과학대 문화환경 박물관 제공
닫힌문 활짝열고 주민친화적인 운영
전통체험캠프·주말개방등 사랑받아 대학의 박물관이 ‘유물 보관 창고’에서 ‘주민 교육관’으로 변신하고 있다. 경북 칠곡군에 있는 경북과학대의 문화환경박물관은 체험이 자랑거리다. 2001년 9월부터 전통 음식과 공예, 단오·보름 등 세시풍속 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1~2차례씩 주말 가족 체험 캠프와 여름과 겨울 방학의 박물관 학교는 특히 인기가 높다. 김기욱 학예사(29)는 “학생들과 인근 주민 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체험 참가자만도 9만6천여명이 넘었다”고 말했다. 청주 서원대 한국교육자료박물관은 다양한 기획 전시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일제시대 교육자료전과 근·현대 교과서전을 연 데 이어 영화제와 역사기행까지 곁들여 근·현대 교육의 역사를 알리고 있다. 주민을 기다리지 않고 지역을 찾아가는 곳도 있다. 이화여대 박물관은 2001년부터 전남 영암 월출산에서 1년에 수차례씩 달맞이 공연을 하고 있다. 1987년 이 곳에서 도기 유적을 발굴한 것이 인연이 돼 정월 대보름과 봄, 여름, 추석 등 달이 뜨는 보름에 공연을 한다. 판소리, 타악, 민요, 산조 등 수준 높은 공연으로 영암군민은 물론 목포, 광주 등 주변 지역에서도 단골 관객이 생겼다. 전남대 박물관은 주민들을 위해 지난달 1일부터 토·일요일에도 전시실 문을 활짝 열고 있다. 각종 유물을 집대성하는 ‘백화점식 전시’ 대신에 ‘일품 요리식 전시’로 주민의 흥미를 끄는 박물관도 늘고 있다. 충북대가 지난달 문을 연 구석기박물관에는 청원 두루봉 구석기 유적지에서 나온 4만여년 전의 어린아이 뼈를 복원한 ‘흥수아이’를 비롯해 단양 수양개 유적에서 출토된 석기, 청원 옥산 소로리 볍씨 등 독보적인 구석기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경기 용인시 경희대 수원 교정 중앙도서관 4층에 문을 연 ‘혜정 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옛 지도 박물관이다. 경희대 석좌교수인 김혜정 교수가 30여년 간 모아온 서양의 옛 지도 90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경기 화성 협성대의 ‘성서 고고학박물관’은 아시아 최초의 성서 고고학 분야 특수 박물관이다. 기원전 300년부터 기원후 600년 사이의 ‘오경 두루마리’를 비롯해 성서시대의 토기와 무기, 동전 등 297점의 고고학적 유물이 있다. 또 경기 수원시 경기대 수원 교정 중앙도서관에 마련된 경기대 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농경전문전시실로 시작해 현재는 민화, 옥공예품을 전시하고 있다. 경기 이천의 청강문화산업대는 3만여권의 국내·외 만화와 만화 영화 등을 갖춘 만화역사박물관의 문을 열고 주민들을 맞고 있다.
전국종합/오윤주 홍용덕 정대하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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