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현 삼성그룹 고문
이건희씨와 동반 경영복귀 촉각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가 청와대에 사면을 건의한 70명의 경제인 가운데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이외에 이학수(사진) 현 삼성그룹 고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 경제 범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이들이 대부분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주 대한상의가 경제 5단체 명의로 요청한 사면대상 명단에는 이 전 회장과 김 전 회장을 포함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유상부 전 포스코 회장 등 각종 경제범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경제인들이 대거 포함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명분으로 내걸었던 이 전 회장 이외에 이 고문까지 사면 건의 대상에 포함한 것을 두고 경영 일선 복귀를 염두에 둔 조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상장법인의 등기이사로 선임되기 위해서는 법적인 사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삼성전자의 최지성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 9월 베를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전 회장과 이 고문이 사면이 되면 경영 일선에 복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지만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이 전 회장 뿐만 아니라 이 고문의 사면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은 이들의 경영일선 복귀 외에는 이유를 설명할 길이 없다”며 “이는 사실상 이 전 회장이 삼성특검 결과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지난해 ‘4·12 선언’ 이전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쪽은 “경제단체가 경제살리기를 위한 요청의 일환으로 경제인 전반에 대한 사면을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전 회장 등의) 경영일선 복귀 등과 관련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