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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DMZ 대성동에 ‘마을 의사선생님’

등록 2009-12-22 21:07수정 2009-12-22 22:25

대성동 마을 무료진료소 위치
대성동 마을 무료진료소 위치
작은 영화관 이어 내년 무료진료소 들어서
주민들 병원갈 때 ‘차로 20분’ 불편 덜듯
국내 최북단의 비무장지대(DMZ) 안에 자리잡은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 대성동 마을. 남과 북의 국기가 800m 거리에서 마주 보는, 분단의 상징인 이곳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953년 마을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내년 6월께 대성동초등학교에 무료 진료소가 들어설 전망이다. 박석문 파주시 교류협력팀장은 22일 “평화병원재단(미국 남영한 회장, 한국본부 이정복 이사장)이 대성동초등학교에 의료진을 배치해 한방과 양방, 치과 등 과목별로 정기적 의료 활동을 하기로 하고, 최근 학교 쪽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성동 마을은 비무장지대 안에 있으며, 남북 군사분계선에서 400m, 판문점에서 1㎞ 정도 떨어진, 북쪽에 가장 가까운 마을이다. 그동안 의료시설이 없어 주민들은 몸이 아프면 차로 20분 넘게 걸리는 파주시 문산읍까지 나가야 했다. 더욱이 대성동 마을과 문산을 오가는 버스는 하루 세 차례만 운행해 차량이 없이는 병원에 가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엔 이 마을에서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가 열렸고, 이 영화제를 계기로 마을회관에 56석 규모의 작은 영화관이 들어섰다. 이 마을에서 영화를 보는 것을 꿈도 꾸지 못했던 주민들은 농한기인 이번 겨울에 이런저런 영화를 구경할 기대가 크다.

대성동으로 시집와 32년째 살고 있는 심금식(55) 마을 부녀회장은 “황량한 마을에 영화관이 생기더니 무료 진료소까지 들어서게 돼 아주 기쁘다”며 “병원이나 영화관을 가기 위해 문산읍내로 나가야 했던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안상훈 군내출장소장은 “대성동 마을은 농토가 넓어 가구당 10만㎡ 규모의 벼농사를 짓고 있으며 평균 소득도 연 6700만원에 이르는 등 비교적 풍족하게 살고 있다”며 “진료소까지 생기면 주민들이 살기가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의 생활에서 개선해야 할 일은 아직 산더미 같다. 대성동은 유엔군 사령부가 관할하는 공동경비구역(JSA)에 속해 토지를 소유할 수 없고 단지 경작권만 인정받는다. 따라서 언제까지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다. 지난 18일 주민투표로 새 이장에 선출된 김동찬(48)씨는 “집과 농토가 있지만 담보 대출도 받을 수 없다”며 “영화관·진료소뿐 아니라, 낡고 불편한 주택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성동 마을은 1953년 휴전협정 직후 북쪽 선전마을인 개성시 기정동 마을과 함께 비무장지대에 만들어진 마을이다. 경비를 유엔군 사령부의 경비대대가 담당하며, 현재 초등학생 30여명을 포함해 주로 농민과 교직원 등 57가구 195명이 살고 있다.

파주/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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