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강석 경남통일농업협력회장이 경남 밀양의 회원 농가에서 북쪽 농민들과 협력해 재배한 ‘통일딸기’ 모종을 살펴보고 있다.
북에 영농법 전수 앞장서는 전강석 경남통일농업협력회장
“지난해 6월 우리가 3년째 지원하던 평양 강남군 장교리 장교리협동농장을 방문했더니 모내기를 하느라 한창 바빠야 할 때인데도 주민들이 집 수리를 하고 있더라구요. 다른 협동농장에는 평양시내 사람들까지 단체로 트럭을 타고 와서 일손돕기를 하는데 말이죠. 무슨 일인지 물어봤더니, 우리 경남통일농업협력회가 지원한 농기계로 모내기를 했더니 일손이 남고, 역시 우리가 지원한 온실에서 재배한 남새(채소)를 호텔과 고급식당에 팔았더니 돈이 남아, 남은 일손과 돈으로 집 수리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평양 강남군에 있는 15개 협동농장 가운데 가장 취약했던 곳이었는데 우리의 지원을 받고 내리 3년간 벼 생산성 1위를 했어요. 이제 완전히 자립기반을 갖춘거죠.”
4년째 채소온실 운영법 등 지원
“북 농업 도우면 통일비용 절감” 전강석(47) 경남통일농업협력회장이 23일 경남발전연구원에서 열린 학술세미나 ‘경상남도 남북교류협력사업의 현황과 전망’에서 소개한 성공 사례다. 그는 “지난 정부가 북에 쌀을 지원했다면, 이제 이명박 정부는 한단계 수준을 높여 북에 농업기술을 지원해야 한다”며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남북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전 회장은 2005년 9월 경남통일농업협력회를 설립해 북에 민간차원의 영농 지원을 하고 있다. 170여명의 회원 모두가 농사를 짓거나 농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 북쪽 농민들에게 최신 영농법부터 농기계 사용·수리법까지 모든 것을 직접 전수해주고 있다. 전 회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한겨울에 온실에서 딸기가 열리자 ‘눈밭에서 딸기를 발견해 병 든 부모에게 드렸다는 전설을 듣기는 했지만, 실제 내 눈으로 보기는 처음’이라며 놀라는 북쪽 농민들을 보고, 이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남통일농업협력회는 이미 많은 일들을 했다. 2006년부터 장교리협동농장의 논 330만㎡에 기계식 영농법을 전수했고, 남새온실 25개 동을 지어 스스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에는 장교리소학교도 지어 기증했다. 할당량을 세금으로 내고 나머지를 주민들이 나눠가지는 일종의 독립채산제 방식으로 운영되는 장교리협동농장은 3년만에 식량 걱정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재산을 불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올해부터 지원하고 있는 천동국영농장에는 남새온실 13개 동과 거창사과·하동배를 재배하는 5㏊ 크기의 과수원을 만들었다. 올해는 이곳에서 딸기모종 10만주를 키워 남쪽으로 가져왔고, 내년에는 20만주를 키워 또다시 가져올 계획이다. 장교리 근처 낙랑구역에는 어린이 1만명에게 하루 200㎖씩을 공급할 수 있는 콩우유공장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 악화로 지난 5월부터 기계설비가 인천항에서 발이 묶여 공정률 95%에서 멈춰있다. 내년에는 또 시범농장을 만들어, 비료가 부족해도 가능한 유기농 벼농사를 짓자고 북에 제안해둔 상태이다. 전 회장은 “북한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농민이기 때문에 농업을 개발하지 못하면 북한을 아무리 지원해도 소용없는 일”이라며 “북한의 농업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통일 비용을 줄이는 데에도 가장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북 농업 도우면 통일비용 절감” 전강석(47) 경남통일농업협력회장이 23일 경남발전연구원에서 열린 학술세미나 ‘경상남도 남북교류협력사업의 현황과 전망’에서 소개한 성공 사례다. 그는 “지난 정부가 북에 쌀을 지원했다면, 이제 이명박 정부는 한단계 수준을 높여 북에 농업기술을 지원해야 한다”며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남북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전 회장은 2005년 9월 경남통일농업협력회를 설립해 북에 민간차원의 영농 지원을 하고 있다. 170여명의 회원 모두가 농사를 짓거나 농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 북쪽 농민들에게 최신 영농법부터 농기계 사용·수리법까지 모든 것을 직접 전수해주고 있다. 전 회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한겨울에 온실에서 딸기가 열리자 ‘눈밭에서 딸기를 발견해 병 든 부모에게 드렸다는 전설을 듣기는 했지만, 실제 내 눈으로 보기는 처음’이라며 놀라는 북쪽 농민들을 보고, 이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남통일농업협력회는 이미 많은 일들을 했다. 2006년부터 장교리협동농장의 논 330만㎡에 기계식 영농법을 전수했고, 남새온실 25개 동을 지어 스스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에는 장교리소학교도 지어 기증했다. 할당량을 세금으로 내고 나머지를 주민들이 나눠가지는 일종의 독립채산제 방식으로 운영되는 장교리협동농장은 3년만에 식량 걱정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재산을 불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올해부터 지원하고 있는 천동국영농장에는 남새온실 13개 동과 거창사과·하동배를 재배하는 5㏊ 크기의 과수원을 만들었다. 올해는 이곳에서 딸기모종 10만주를 키워 남쪽으로 가져왔고, 내년에는 20만주를 키워 또다시 가져올 계획이다. 장교리 근처 낙랑구역에는 어린이 1만명에게 하루 200㎖씩을 공급할 수 있는 콩우유공장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 악화로 지난 5월부터 기계설비가 인천항에서 발이 묶여 공정률 95%에서 멈춰있다. 내년에는 또 시범농장을 만들어, 비료가 부족해도 가능한 유기농 벼농사를 짓자고 북에 제안해둔 상태이다. 전 회장은 “북한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농민이기 때문에 농업을 개발하지 못하면 북한을 아무리 지원해도 소용없는 일”이라며 “북한의 농업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통일 비용을 줄이는 데에도 가장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