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현(63)씨
‘40여년 배농사’ 이윤현씨 농업기술 명인에
“아등바등 월급받고 일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진실한 농업과의 동행을 권해봅니다.”
40여년 배 농장을 운영해온 ‘대한민국 최고 농업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에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지만 뒤에 따라오는 말은 거의 협박에 가깝다.
“물론 나는 굶더라도 농작물은 굶기지 않는 성실함에 한 두 해 적자는 허허 웃음으로 참아내는 인내력, 늘 공부하는 탐구심은 필수이긴 하지요.”
농촌진흥청이 ‘2009년 대한민국 최고 농업기술 명인(名人)’으로 선정한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 현명농장 이윤현(63·사진)씨의 말이다. 9만2천㎡의 농장에 온라인 고객만 2천여명, 연매출 8억원, 배 과수원을 운영하며 개발한 기술로 얻어낸 국내외 특허만도 41건에 이르는 부농, 명인이지만 그는 항상 새로운 것을 찾는다.
1980년대 짚 대신에 ‘난좌’(卵座)를 응용한 배 포장법을 연구해 정착시킨 그는 생산 과정은 물론이고 마케팅에도 일찍 눈을 떴다. 2002년 만개한 배꽃밭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어 감성 마케팅으로 현명농장의 배를 널리 알렸다. 화성에 정착한 72년 이전 서울 압구정동에서 1만6천㎡ 규모의 과수원을 운영했던 그였기에 현재 몇 천 억원대로 오른 땅값을 생각하면 이농을 후회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가끔 아내가 무척 화가 나면 그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 아내를 달래기 위해 농장 이름을 제 이름 ‘현’자와 아내 이름 ‘명’자를 따 현명농장이라고 지었습니다. 아내는 이름 한 자로 몇 십 년을 고생시킨다고 하지만 저는 배를 만나 행복했고 앞으로 더 배와 함께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최근 쌀값이 떨어져 문제인데 배 가공에서 나오는 부산물과 쌀을 결합시킨 배쌀과자를 개발중에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개발의 기쁨을 돈이 제공해주지는 못할 것입니다.”
농진청은 이날 이씨를 비롯 각 분야별 농업기술 명인 5명을 선정, 시상했으며 이씨의 손도장을 받아 곧 세워질 ‘농진청 녹색명예의 전당’에 업적과 함께 전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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