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광주 사진대전 대상을 받은 박규숙 작가의 `기원‘. 왼쪽 사진의 할머니는 40년전 군대에서 수류탄 폭발 사고로 숨진 아들이 자살 처리된 데 대해 군에 이의를 제기, 조작 사실을 밝혀내도록 유도했으며 최근에는 민사소송에서 2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광주=연합뉴스)
자살 조작된 사망 군인 어머니 40년만에 손해배상 판결
군대에서 아들을 잃은 데 대한 손해배상금을 40년만에 받을 수 있게 된 팔순 할머니의 애끓는 모정이 감동을 주고 있다.
광주고법 민사1부(선재성 부장판사)는 최근 사진 1장을 받았다.
이 사진은 한국사진작가협회 광주시지회가 주최한 제3회 광주 사진대전 대상 작품이었다.
`기원'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박규숙 작가가 지난봄 전남 구례군 섬진강을 찾아 방생법회하는 장면을 담은 3장의 사진을 하나로 편집한 것이다.
재판부 판사들은 작품 속 주인공인 할머니에 주목했다.
이 할머니는 재판부가 심리를 맡은 손해배상 소송의 원고 윤모(82)씨.
몸을 곧추 세워 주름진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기도하는 사진 속 윤씨의 모습은 아들의 명예회복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작가의 눈에 우연히 포착된 어머니의 사진이 입상한 사실을 신문지면을 통해 알게 된 윤씨의 아들들은 소송을 맡은 재판부에 이 사진을 보냈고 사진은 재판부의 마음도 울렸다.
윤씨의 장남 정모(사망 당시 22살)씨는 1969년 8월 3일 경기도 연천의 군부대에서 수류탄 폭발사고로 숨졌다. 정씨는 야학 선생님을 하면서 학생들과 인사 구호를 `세상을, 건지자!'로 정할 만큼 큰 포부를 가졌던 청년이었다. 아직도 정씨의 가족들은 모이면 이 구호를 되뇌인다. 그러나 당시 군은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정씨의 자살로 사건을 마무리해 정씨는 `병역 의무를 견디지 못한 비겁한 군인'이라는 오명을 써야 했다. 윤씨가 기도를 시작한 것은 2003년 8월 육군본부에 재조사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고 부터였다. 윤씨는 매일 새벽 마당에 정화수를 떠놓고 사방에 절해 아들의 명예회복을 기원했다. 기도가 통했는지 육군본부는 2006년 3월 사체검안서, 사망확인조서 등이 위조되고 부대원 조사를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자살로 조작된 것으로 판단, 정씨를 순직 처리하고 국가유공자로 등록했다. 윤씨는 이를 근거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지난 6월 1심에서 5천만원 배상판결을 받았으며 최근 항소심에서는 1억5천만원을 추가로 지급받는 판결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동안 유족의 고통 등에 대한 위자료를 윤씨와 숨진 윤씨 남편에게 각각 8천만원, 4명의 자녀에게 각각 1천만원 등 2억원으로 산정했다. 윤씨의 셋째 아들은 24일 "시력과 청력이 떨어지고 고관절 수술로 다리까지 불편한 데도 매일 새벽 정화수를 떠 놓고 기도한 어머니의 정성이 통한 것 같다"며 "잘못된 지휘관을 만나 죽음마저 조작된 형과 우리 가족이 겪은 불행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윤씨의 장남 정모(사망 당시 22살)씨는 1969년 8월 3일 경기도 연천의 군부대에서 수류탄 폭발사고로 숨졌다. 정씨는 야학 선생님을 하면서 학생들과 인사 구호를 `세상을, 건지자!'로 정할 만큼 큰 포부를 가졌던 청년이었다. 아직도 정씨의 가족들은 모이면 이 구호를 되뇌인다. 그러나 당시 군은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정씨의 자살로 사건을 마무리해 정씨는 `병역 의무를 견디지 못한 비겁한 군인'이라는 오명을 써야 했다. 윤씨가 기도를 시작한 것은 2003년 8월 육군본부에 재조사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고 부터였다. 윤씨는 매일 새벽 마당에 정화수를 떠놓고 사방에 절해 아들의 명예회복을 기원했다. 기도가 통했는지 육군본부는 2006년 3월 사체검안서, 사망확인조서 등이 위조되고 부대원 조사를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자살로 조작된 것으로 판단, 정씨를 순직 처리하고 국가유공자로 등록했다. 윤씨는 이를 근거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지난 6월 1심에서 5천만원 배상판결을 받았으며 최근 항소심에서는 1억5천만원을 추가로 지급받는 판결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동안 유족의 고통 등에 대한 위자료를 윤씨와 숨진 윤씨 남편에게 각각 8천만원, 4명의 자녀에게 각각 1천만원 등 2억원으로 산정했다. 윤씨의 셋째 아들은 24일 "시력과 청력이 떨어지고 고관절 수술로 다리까지 불편한 데도 매일 새벽 정화수를 떠 놓고 기도한 어머니의 정성이 통한 것 같다"며 "잘못된 지휘관을 만나 죽음마저 조작된 형과 우리 가족이 겪은 불행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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