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독도연구가 박병섭씨 조사 결과
학습지도요령서 ‘다케시마’ 표현삭제 의미없어
문부성, 검정과정서 영유권주장 강화 지시해
학습지도요령서 ‘다케시마’ 표현삭제 의미없어
문부성, 검정과정서 영유권주장 강화 지시해
일본의 고등학교에서 현재 사용중인 지리 교과서 가운데 95% 이상이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 25일 확정한 고교 지리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개정판에서 ‘다케시마’ 표현을 배제한 것이 “한국 정부를 배려한 것”이라고 일제히 전했지만, 이는 허울뿐임이 드러난 것이다.
재일동포 독도연구가인 박병섭씨는 26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현재 사용중인 일본 중·고등학교 사회과 교과서 전체(공민, 지리, 지도, 현대사회, 정치경제, 세계사, 일본사)를 대상으로 독도 기술 실태를 조사한 결과, 채택점유율 기준으로 고교 지리 교과서 A, B의 경우 각각 98.6%와 95%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본 고교에서 채택점유율이 가장 높은 제국서원의 지리 교과서 A와 B는 한국과 영유권 다툼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각각 “시마네현에 귀속하는 일본해의 다케시마” “일본의 고유 영토 다케시마”라고 기술했다. 특히 지도 교과서의 경우 중학교, 고등학교용 모두 100% ‘다케시마=일본 영토’라고 표기돼 있다.
중학교의 경우 사회과 교과서 16종 가운데 다케시마 기술이 포함된 교과서는 87.9%에 이른다. 공민 과목 9종류의 교과서 중 ‘다케시마’를 기술한 책은 절반인 4권이지만, 채택점유율로 보면 80.8%에 이른다. 표현도 고교 교과서보다 더 직접적이다. 점유율 60.9%를 차지하는 도쿄서적의 공민 교과서는 “시마네현 오키제도 북서쪽에 있는 다케시마와, 사카시마 제도의 북방에 위치하는 센카쿠제도는 모두가 일본의 고유 영토입니다”라고 명기하고 있다.
박씨는 일본 교과서에서 독도 영유권 주장이 강화되기 시작한 것이 “한-일 간 마찰이 본격화된 2005년 이후 교과서 검정과정 때부터”라고 지적했다.
2006년 3월 발표된 문부과학성의 2005년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보면 다케시마를 다룬 정치·사회와 현대사회 과목의 교과서는 8종류에서 14종으로 갑절 가까이 늘어났다. 문부성은 당시 검정 과정에서, 각 출판사에 다케시마와 관련한 내용 30곳에 검정의견을 붙여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슈켄출판사는 “한국과 협상중”이라는 내용으로 신청했으나 문부성은 “우리나라 영토임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검정의견을 붙였다. 결국 출판사 쪽은 “시마네현에 속하고… 한국도 영유권 주장”이라고 수정해 겨우 통과됐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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