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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8억 가로챈 ‘사이버 꽃뱀’

등록 2009-12-28 20:53

40대 여성 “정·재계 인사와 친분”
독신자카페서 사기친 혐의 구속
서울 수서경찰서는 28일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회원들에게 자신이 전·현직 정부 고위층과 친분이 있다고 속여 투자금 명목의 돈 8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사기)로 안아무개(40·여)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안씨는 지난 4월 초 인터넷 독신자 모임에서 알게 된 유명 증권회사 간부 김아무개(37)씨에게 자신을 “전직 총리의 조카이고 연봉 300억원을 받는 골드만삭스의 금융변호사”라고 소개한 뒤 유망 주식에 투자해 거액의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1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삼성·한화그룹의 회장과도 가까운 사이고, 현재 4대강 개발 자문위원으로 일하며 국가 비자금 세탁 일을 맡고 있다”며 상대방을 속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안씨에겐 같은 수법으로 지금까지 공무원·교사 등 카페 회원 12명에게서 모두 8억26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가 적용됐다.

안씨는 인터넷에 떠도는 미모의 여성 사진을 자신의 것인 양 미니홈피와 블로그에 올려놓았으며, 명품 가방 사진을 본인이 구입한 것처럼 행세하거나 회사 사장과 함께 골프를 쳤다는 등의 글을 써 다른 회원들을 속여 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히 안씨는 직접 만나자는 회원에게는 먼저 속아넘어간 다른 회원을 소개해 의심을 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뚜렷한 직업이 없는 안씨는 조그만 빌라에 혼자 살며 인터넷에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속인 것”이라며 “피해자들도 안씨가 꾸며놓은 미니홈피와 블로그를 보고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전문직 여성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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