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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블로그] 김치냄새

등록 2009-12-30 17:00

세기의 석학인 앨빈 토플러가 PC가 탄생하기 이전인 1980년에 <제3의 물결>이라는 저서를 통해서 지금의 지식기반사회를 예언한 것은 그누구도 감히 생각치 못한 엄청난 통찰력이었습니다만 그가 제3의 맛을 언급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가 말한 제3의 맛이란 바로 발효식품의 맛입니다.

미국의 월간 Health지가 꼽은 세계 5대 건강식품은 김치, 일본 콩요리, 그리스 요구르트, 스페인 올리브유, 인도 렌틸콩의 5가지인데 그중 김치, 요구르트, 일본 콩요리 중 낫토가 발효식품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5대 건강식품의 선정에도 제 3의 맛이라는 입김이 작용한 듯합니다.

얼마 전 서울시에서 조사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하면 생각나는 것은?" 이라는 설문조사에서도 김치가 1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김치가 우리 고유의 식품임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최근 일본의 조선인학교에 난입한 일본 극우들이 어린아이들을 향해서 "김치냄새난다" "스파이의 자식들이다" 라는 폭언을 한 것을 보니 역시 일본인에게도 한국인을 상징하는 것은 김치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중국에도 저라는 김치가 있고 일본에도 오싱코가 있지만 이는 단지 무 배추를 소금에 절여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고추가루가 없을 때도 백김치라는 기막힌 맛의 김치를 만들어냈지만 16세기에 고추가루가 들어온 이후에는 고추가루를 이용하여 김치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제 3의 맛인 "발효식품의 절묘한 김치맛"을 창조했습니다.

고추가루가 김치에 빠질 수 없는 이유는 캡사이신이라는 성분 때문이고 캡사이신은 김치의 신선도 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데 김치가 우리몸의 지방질을 제거하는 역할까지 한다는 것이 일본 연구진에 의해 발견되기도 했으니 김치찌개에 돼지고기를 넣거나 돼지고기나 삼겹살을 김치와 함께 먹었던 우리조상들의 슬기에 감탄할 따름입니다. 고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앞으로 김치를 많이 먹어야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잊으면 안됩니다.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발효식품이 발달한 나라는 없습니다. 수백종에 달하는 김치류 뿐만 아니라 간장 된장 고추장 막장 청국장등 장류가 있고 새우젓 조개젓 아리굴젓 명란젓 오징어젓 창란젓 등 수많은 젓갈류는 발효는 과학임을 깨달은 조상의 슬기를 엿보게 합니다.

그래서 서양인들의 미각은 달고 짜고 쓰고 시며 매운 5가지 밖에 없지만 한국인의 입맛에는 발효식품을 맛보는 제 6의 미각이 존재한다는 이규태 옹의 지적은 감탄할 만 합니다. 만약 우리의 젓갈류에서 지나친 염도를 제거한다면 세계적인 식품이 될 수 있다는 국제 식품학자들의 충고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이 자랑하는 두부가 임진왜란 때 납치된 경주출신의 박호인이 퍼트린 것으로 알려진 것처럼 우리나라의 각종 문화나 음식을 가로채 원조행세하는 일본이 청국장균에서 뇌경색과 심근경색 요인인 혈전용해효소가 발견되어 국제 식품학회에 보고되자 최근 발효식품인 장류 특히 청국장에 주목하여 일본의 낫토를 청국장의 원조로 만들어 세계시장을 장악하려는 야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사망률 1위가 뇌경색과 심근경색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청국장과 된장이야말로 나이가 들면서 반드시 먹어야하는 건강식품인데 이미 일본은 20년전에 자국 청국장인 "낫토로 지구를 구하자"라는 구호를 내걸고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청국장의 원조인 우리것이 더 우수함은 말할 나위도 없으니 음식의 세계화라는 측면에서 범국가적으로 움직이는 일본에게 반드시 배울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앨빈 토플러가 한국을 칭찬하고 일본의 지나친 미국추종을 두고 자메리카라고 비꼬자 앨빈 토플러를 외면하여 그의 저서를 번역하지 아니하고 그를 초청하지도 않다가 제3의 물결에 동참하지 못하고 추락한 일본이 제3의 맛에 주목하는 것을 보면 후회가 막심한 듯 합니다.

우리 식품업계는 일본의 장류탈취에 대응하여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고추장을 상품화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에 김치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금년 미국의 웹스터 사전에 Gochujang이라는 우리식 발음으로 영어로 등록하도록 했고(김치는 1996년에 기무치에서 Kimchi로 변경 등록) 우주인의 식품에도 들어가도록 했으며 최근에는 한 대형식품 회사가 미국에 덜 매운 고추장을 출시한다고 합니다.

과거 맥도날드가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일본인들은 우리 어린이들이 김치보다는 햅버거를 즐기고 김치가 맵고 시어서 잘 안먹는다는 우리나라 여론조사를 인용하여 드디어 한국인이 김치를 버렸다고 조롱한 적이 있습니다. 저도 어릴 적에 김치를 물에 씻어먹었지만 지금은 김치 예찬론자가 된 것처럼 그때의 어린아이들도 이미 김치에 중독되었듯이 한국인에게 김치는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고 외국에 나가서도 결코 없어서는 안될 중요식품입니다.

일본에서는 지금도 맥도날드가 번성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맥도날드가 영업에 실패하여 직영하지 아니하고 한국인에게 영업권을 넘긴 나라인 것을 보면 이세상에 중독되고도 좋은 식품이 바로 김치라는 사실을 저들은 알아야할 것입니다.

일본이 자랑하는 스시나 사시미는 일본인조차 식당에서나 먹는 비싼 바가지 음식이지만 우리의 김치나 장류 그리고 젓갈류의 발효식품은 집에서 만들어 먹는 식품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옛날 양반집 마님들은 36가지 김치와 36가지 장류와 36가지 젓갈을 담글 줄 알아야한다고 했을 정도로 우리의 발효식품은 우리 전통식품입니다.

최근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막걸리 열풍이 부는 것도 생막걸리에 들어있는 풍부한 발효균때문이니 앞으로 발효식품은 무궁무진한 시장을 창출할 것입니다. 우리 한국인들의 전통식품이고 서양인인 앨빈 토플러가 예언한 제 3의 맛을 이용하여 국제적 비지네스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대박을 터트리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일본은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99엔을 배상하는 장난질을 했고 독도망언에 이어 구로다 가쓰히로가 비빔밥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고 일본 극우들이 재일동포 학생들에게 김치냄새난다고 한 폭언을 했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이런 짓이 사전에 짜고서 하는 것인데 앞으로 세계5대 건강식품에 꼽힌 김치를 일본 우익놈들은 먹지 말아야 할 것이고 구로다 가쓰히로는 한국에 와서도 절대로 한국음식이나 김치를 먹으면 안되는 놈입니다.

서양을 추종하는 일본인은 무슨 냄새와 색깔이 있습니까? 서양도 아니면서 서양인척 한 무색무취야말로 일본인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이지만 노린내는 서양인 특유의 냄새이고 카레냄새는 인도인 특유의 냄새이며 김치냄새는 한국인 특유의 냄새이니 우리는 일부러 김치냄새를 내지 않는 한 우리전통의 신토불이를 부끄러워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일본상점에는 일본에서 만들고도 한글을 써서 한국에서 만든 것처럼 속이는 김치들이 많고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양의 김치를 수입해가는 일본인들을 보면서 김치냄새 난다며 한국인들에게 그들이 가지는 적대감의 원인이 궁금합니다. 혹시 그들은 자신들이 식민통치했던 보잘 것 없다고 여기던 나라의 발전에 배아프고 자신들을 추월하려는 대한민국에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요? 아사다 마오를 납작하게 한 김연아와 한국야구에서 한국인의 밝은 미래를 보고 질투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나라에 온 수많은 일본인들이 김치를 꼭 사가고 수많은 일본인들이 김치와 비빔밥을 즐긴다는 사실에 심한 열등감과 굴욕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요?

어린아이들에게 김치냄새 난다고 폭언하던 우익들이 김치를 즐겨먹는 일본인들에겐 뭐라고 할 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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