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경영부진 책임 전가”
한진중공업이 수주실적 부진 등 경영위기를 이유로 새해 초부터 조선부문에 대한 대규모 인력조정에 나설 예정이어서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한진중공업 경영진은 최근 노조에 공문을 보내 조선부문 전 직원 2500여명 가운데 최소 30% 규모의 인력을 줄이고 상선설계 등 기술본부 일부 조직을 분사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하고, 30일 오후 노사협의를 하자고 요청했다. 회사 쪽은 ‘인력조정 기본계획안’에서 최근 희망퇴직자를 포함해 30% 이상의 인력 감축을 목표로 새해 2월 안에 ‘긴박한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해고(정리해고)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회사 쪽은 기술본부 분사 계획안을 통해 새해 2월 안에 기술본부의 생산기술·산업기술 연구팀과 특수선설계 분야를 뺀 상선·해양 설계 전 조직, 선박해양연구팀 등의 조직을 모두 별도 법인으로 분사시키겠다고 밝혔다. 경영진이 정리해고와 분사 등을 통해 추진하는 인력 감축 규모는 1000명을 넘는다.
회사 쪽은 “세계적 불황으로 신규 선박수주가 전혀 없었고 수주 선박에 대한 선주들의 계약 미이행마저 잇따라 회사 경영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진중공업 노동조합 간부 등 10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사무소와 건설 본사를 찾아가 집회를 열고 △일방적 정리해고와 기술본부 분사계획 철회 △경영 악화 진상조사와 책임자 문책 등을 촉구한 뒤 경영진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노조는 “올해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는 점을 이유로 정리해고를 하려 하는데, 업계 상황을 고려할 때 납득하기 어렵다”고 따졌다. 노조는 31일 오전 11시 부산 영도공장 안마당에서 조합원 파업집회를 벌이기로 했다.
부산/신동명, 권오성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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