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운동가 출신으로 해방 후 초대 외무부 차관과 외무부 장관 서리를 역임하다 6·25 전쟁 때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고 고창일 선생의 위패가 뒤늦게 국립묘지에 봉안된다.
정부는 지난 1989년 고 선생을 비롯해 조소앙, 김규식, 안재홍 선생 등 모두 12명의 피랍 독립 운동가들에게 건국훈장을 추서하고, 2년 뒤인 1991년 국립묘지 현충원에 조성한 ‘무후선열제단’에 이들의 위패를 봉안했으나, 고 선생의 위패는 어떤 이유에선지 빠졌다.
지난 2월 현충원을 참배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고 선생의 손자 용환(55)씨는 이후 국가보훈처에 위패 봉안을 요청했고, 최근 “위패 봉안 날짜를 정해 알려 드릴테니 영정을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용환씨는 “등에 짊어진 커다란 돌멩이를 이제야 내려놓는 기분”이라며 “위패 봉안이 이뤄지면 할아버지에 대한 애타는 심정을 안고 돌아가신 선친도 매우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고 선생은 6·25 전쟁 발발 초기 서울 반도호텔(현 롯데호텔) 근처 자택에서 김규식, 원세훈 선생 등과 함께 인민군들에게 붙잡혀 납북됐다고 용환씨는 전했다. 현충원 무후선열제단에는 피랍 독립유공자 15위와 유관순 열사,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했던 이위종·이상설 열사 등 131명의 독립운동가 위패가 모셔져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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