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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블로그] 신기술과 교통 안전

등록 2010-01-04 16:12

작년, 한국에 갔을때 새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택시를 몇번 이용하게 되었는데, 그`경험`을 두번했지요. 첫번째는 시청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였습니다. 요금을 지불하기 위해 저는 지폐와 동전 지갑을 꺼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일본에서는 물건값을 지불할때 1엥 동전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동전 지갑은 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요금은 6천 3백원으로 저는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좁은 평평한 부분에 우선 만원 지폐를 올려 놓고, 동전 300원을 꺼내서 올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있습니다` 라고 말하자, 택시 드라이버 분이 아무 말 없이 돈을 챙기고, 거칠게 거스름돈을 주더군요. 저는 약간의 의문이 생겼지만, 다음 약속 시간 관계로 차에서 내렸습니다.

두번째 경험 또한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명동에서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도달해 천원짜리를 세어 놓고, 동전을 내자, 택시 드라이버 분이 `손님, 무슨 불만 있어요?` 라고 저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영문을 몰라, `??` 라는 상황이었죠. 혹시, 동전을 같이 내는 것이 뭔가 문제가 되는 행동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택시 드라이버 분이, `돈이라는 것은 손에서 손으로 전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돈을 놓는 것은 서비스에 불만이 있다는 것이다.` 라고 말하시더군요. 그러자 저의 동행자가, `아, 이 분은 일본에 오래 살아서 잘 모르셔서 그래요. 일본은 접시 같은데 돈을 놓거든요.` 라고 택시 드라이버 분에게 말했습니다. 드라이버 분은, `거참....앞으로는 잘 알아서 하시우..` 라는 `훈계`가 있었고, 저와 동행자는 차에서 내렸습니다.

사실,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가게에서 계산을 할 때, 계산대 앞에 있는 작은 트레이에 돈을 놓습니다. 그리고 거스름돈은 종업원이 직접 손님 손에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런 습관이 된 관계로 저는 돈을 놓는 것에 익숙해져 있던 것입니다.

이번 경험은 양쪽의 습관 차이를 잘 이해하지 못했던 제 잘못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경험과는 별개로, 역시 교통 매너 문제에 대해서는 과속, 난폭운전, 신호무시, 방향 지시등을 제대로 켜지 않는것 등의 행동들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것은 영업용 차량이건 자가용 차량이건 마찬가지로 생각되었습니다. 특히, 택시의 경우에는 승객을 편안히,안전히 목적지까지 태우는 것이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택시를 탈 때마다, 뒷좌석에서 손잡이를 꼭 붙들고 불안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제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가던 중, 샛길로 보이는 어느 상가 거리를 지나갈 때였습니다. 그 거리는 상점 앞에 차를 대어 놓고 짐을 부리는 차량과 보행자들, 그리고 그곳을 통과하는 다른 차량들로 붐볐습니다만, 제가 탄 택시 드라이버 분은 연신 경적을 울리고 육두문자를 남발했습니다. 하긴 그 분의 심정도 이해 가지 않는것은 아니었죠. 가게 앞에 짐을 부리기 위해 차를 대더라도 통과하는 다른 차량과 보행자를 생각해, 가능한 한 차를 가게 가까이 대고, 짐들도 콤팩트하게 부렸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짐을 부리는 차도, 보행자도 자신의 `영역`을 최대한 활용(?) 하려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거기에 연신 경적을 울리는 차량들,,,이해는 가지만 양쪽의 모습을 보며, 씁쓸한 기분을 버리기가 힘들었습니다.

사실, 제가 택시에 관한 한 운이 없은 편인지, 좀 의아한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이전 공항에서 택시를 탔을때, 드라이버 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담배를 피우자, 그분이 자신도 담배 하나 달라고 해서(손님에게??), 한개피 꺼내 드리니, `거참, 외국에서 온 모양인데 한갑주쇼!` 라는 말을 들었고, 또 한번은 트렁크 케이스를 포함해 무거운 짐을 차에 올리고, 내리고 할때도 운전석에 앉아 있던 드라이버 분이 제가 요금을 지불하자,` 거좀 생각해 주시요` 라고 말할때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 대부분의 택시 드라이버 분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 성실히 일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 하이브리드 자동차 그리고, 전기 자동차등가 보급되며, 그 뛰어난 `정숙성`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차량의 모터 주행시 소음이 엔진 자동차에 비해 너무 조용하기 때문에 보행자가 차의 존재를 감지하기가 어려워진 것입니다. 이것은 도로 교통 안전의 관점에서 문제를 일으킬수 있다는 인식에서 일본의 국토교통성은 이 문제에 관한 검토 위원회를 설치하고 「유사 엔진음 의무화」를 중심으로 하는 대책안을 발표했습니다.


친환경, 지구 온난화 방지의 관점에서,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차 나 전기 자동차등의 `에코 카`가 적극적으로 보급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월별 신차 판매 대수에서 차지하는 하이브리드 차의 비율은, 작년 3월까지 5%이내 정도로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에코 카 감세(減稅)등의 영향으로 4월 이후에는 10%을 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에코 카는, 종래의 엔진 차에 비해, 구조적으로 소음이 적습니다. 특히 그 효과는 출발할때 느낄수 있어서, 엔진 차가 발진할 때의 소리는 약 50데시벨 인것에 비해 하이브리드 차(모터 발진)의 소리는 30데시벨 이하라고 합니다.

사실 얼마전 구입한 저희 사무실 차도 혼다의 하이브리드 카로 발진할 때 그리고 서행 할 때의 그 조용함에 놀랐습니다. 그런데 이`정숙성`이 도로 교통 안전의 관점에서 보면 주행음이 너무 조용해, 보행자가 차의 접근을 감지 하기 어려워 진다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현재, 일본에서는 `정숙성`이 원인인 교통 사고는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엔진 차와 하이브리드 차의 사이에 사고 발생율에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자동차 메이커의 상담 창구에는, 그 조용함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보행중에 뒤에서 접근해 온 하이브리드 차를 몰랐다` 라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알려졌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모든 보행자에 일어날 수 있는 것이지만, 장애를 가진 분들, 특히 시각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는 큰 위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등장한 것이 하이브리드 차등이 주행 할 때 인공적으로 소리를 나게 한다는 발상입니다.

일본의 국토 교통성은 이 아이디어를 검토하기 위해,「하이브리드 차등의 정숙성에 관한 대책 검토 위원회」를 만들어 대책안을 발표했습니다. 대책안의 개요는, ○ 대상 차종은 원칙적으로 하이브리드 차와 전기 자동차. ○ 시속 20㎞이내 저속 주행, 후진 할때에는「유사 엔진 소리」를 자동적으로 울린다. ○ 소리 발생 기능은 초기 설정은 ON 상태 이지만, 운전자가 일시적으로 끄는 것도 가능. ○ 이런 기능을 신차에 대해 의무화한다. 등입니다.

이 규정에서 시속 20㎞ 라고 하는 근거는 이 속도 이상이 되면 엔진 주행과 모터 주행의 소음 차이가 없어진다. 라는 조사 결과입니다. 그리고, 어떤 소리를 나게 하는가의 문제 입니다만, 처음에는 멜로디나 차임벨등의 안이 검토되었지만, `휴대전화음과 착각을 일으킬 수있다`, `계속되는 이런 소리는 운전자의 신경을 피곤하게 한다.` 라는 의견이 많아, 결국 엔진음과 비슷한 소리로 결정되었습니다.

한편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 사회에서도 같은 논의가 있어, 유엔의 자동차 기준 세계 포럼의 소음 전문가 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정식 검토 항목에 넣기로 했습니다. 이 `유사 엔진음` 문제는 `정숙성`과 `위험성`을 사람의 안전을 위해 어떻게 그 상관 관계를 조정 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소음 대책을 위해서 소리를 조용히하면,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고 반대로 교통 안전을 위해 소리를 도입하면, 이것 또한 소음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 구분은 어렵지만, `사람중심`이라는 관점에서 사회 전체에서 그 합의점을 도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 문제 뿐만이 아닌 `보행자와 운전자의 커뮤니케이션의 문제` 또한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문화가 발달한 사회일수록, 보행자-자전거-오토바이-자동차의 순으로 그 우선도가 인정되고 보호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한국도 교통 문화가 많이 나아졌다고 듣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이런 원칙들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하기에는 어렵다는 느낌을 떨칠수가 없습니다. 결국, 교통도 사회도 그 성립의 근본이 되는 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와 `매너`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런 것들이 결여되면, 결국 자신도 배려 받을 수 없게 되고, 사회적 비용도 증가하게 된다는 인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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