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포기 직장인 속출
"벌써 20분째 인천행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병점행만 오네요"
서울에 관측 사상 최대 폭설이 쏟아진 4일 오후 6시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에서 인천행 열차를 기다리던 최모(49.여)씨는 병점행 열차 3대가 지나가는 동안 인천행 열차는 한 대도 오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씨는 "아까 전광판에 인천행 열차라고 떴는데 막상 온 건 병점행 열차였다"며 "폭설 때문에 지하철 운행에 혼선이 빚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승강장은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붐볐다.
상일동·마천 방면은 출입구마다 이용객 20~30명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승객들은 적어도 한두 번은 열차를 보내고 난 뒤에야 이미 만원인 열차에 오를 수 있었다.
일부 이용객들은 승강장으로 내려오던 중 몰려든 인파를 보고 `큰일 났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으며, 몇몇은 `천천히 가야겠다'라며 체념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회사원 우모(41)씨는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을지 몰랐다. 계속 5호선을 타고 다녔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기상 관측 이래 사상 최대인 25.8㎝의 눈이 서울 시내에 쏟아진 이날 오후 들어 직장인들은 교통대란을 겪었던 아침의 악몽을 떠올리며 퇴근길을 걱정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아침에 차를 몰고 온 상당수 직장인은 밤에 도로가 빙판길로 변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차를 직장에 둔 채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퇴근했다. 이 때문에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 역사는 평소보다 훨씬 붐볐다. 지하철 2호선은 사당역에서 내릴 한 승객이 제때 빠져나오지 못할 것을 우려해 네 정거장 전인 교대역에서부터 자리에서 일어나 출구 쪽으로 조금씩 이동해야 할 정도로 초만원을 이뤘다. 얼어붙은 도로를 피해 상당수 시민들이 운전을 포기한 덕에 시내 주요도로는 한산했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광화문 사거리와 종로 등 도심 도로를 오가는 자동차는 버스와 택시가 대부분이었으며 승용차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등 시내 주요 간선도로와 강남대로, 테헤란로 등 강남권 주요 도로 역시 통행량은 평소보다 크게 줄었으나 오가는 차들은 시속 20㎞ 이하로 운행할 정도로 마비됐다. 퇴근길 교통대란을 예상하고 야근을 자처하거나 회사 인근 사우나에서 밤을 보내기로 한 직장인들이 많았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자택에서 가산동 회사까지 4시간이나 걸려 출근했다는 김모(30)씨는 "고생하면서 퇴근하느니 회사에 남아 신제품을 구상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야근하기로 했다. 회사 수면실이 좁아 자리를 미리 맡아 뒀다"고 말했다.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이모(31)씨는 "집까지 가는 길에 언덕이 많아 빙판길 사고가 걱정돼 귀가를 포기했다. 회사 부근 사우나에서 목욕하면서 밤을 지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kind3@yna.co.kr
기상 관측 이래 사상 최대인 25.8㎝의 눈이 서울 시내에 쏟아진 이날 오후 들어 직장인들은 교통대란을 겪었던 아침의 악몽을 떠올리며 퇴근길을 걱정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아침에 차를 몰고 온 상당수 직장인은 밤에 도로가 빙판길로 변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차를 직장에 둔 채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퇴근했다. 이 때문에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 역사는 평소보다 훨씬 붐볐다. 지하철 2호선은 사당역에서 내릴 한 승객이 제때 빠져나오지 못할 것을 우려해 네 정거장 전인 교대역에서부터 자리에서 일어나 출구 쪽으로 조금씩 이동해야 할 정도로 초만원을 이뤘다. 얼어붙은 도로를 피해 상당수 시민들이 운전을 포기한 덕에 시내 주요도로는 한산했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광화문 사거리와 종로 등 도심 도로를 오가는 자동차는 버스와 택시가 대부분이었으며 승용차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등 시내 주요 간선도로와 강남대로, 테헤란로 등 강남권 주요 도로 역시 통행량은 평소보다 크게 줄었으나 오가는 차들은 시속 20㎞ 이하로 운행할 정도로 마비됐다. 퇴근길 교통대란을 예상하고 야근을 자처하거나 회사 인근 사우나에서 밤을 보내기로 한 직장인들이 많았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자택에서 가산동 회사까지 4시간이나 걸려 출근했다는 김모(30)씨는 "고생하면서 퇴근하느니 회사에 남아 신제품을 구상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야근하기로 했다. 회사 수면실이 좁아 자리를 미리 맡아 뒀다"고 말했다.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이모(31)씨는 "집까지 가는 길에 언덕이 많아 빙판길 사고가 걱정돼 귀가를 포기했다. 회사 부근 사우나에서 목욕하면서 밤을 지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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