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한겨레의 날’ 행사에 참석한 한겨레신문사 주주들과 가족들이 노래공연을 들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한겨레 창간 17돌 ‘한겨레의 날‘
제 2창간 한뜻 모아
‘창간 17돌 제2창간 <한겨레>.’, ‘인터넷 시대 눈을 높여라!’ 기분 좋은 초여름 날씨를 보인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 3500여명의 <한겨레> 주주들과 가족, 그리고 800여명의 한겨레신문사 사원주주 가족들이 외치는 희망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울러퍼졌다. 이날 한겨레신문사는 창간 17돌을 맞아 서울·인천·경기지역 주주와 가족들을 초청해 제2창간 선포식을 겸한 ‘한겨레의 날’ 행사를 열고, 독자배가 운동 및 발전기금 200억원 모금을 위한 주주들의 뜻을 모으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태기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는 인사말에서 “17년 만에 처음으로 이렇게 주주들을 모시는 잔치를 열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2005년 언론계의 혼란과 위기를 딛고 다시 한번 도약해 변방이 아닌 세상의 중심에서 한겨레의 가치를 꽃피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17년 만의 주주 잔치 이날 오전부터 효창운동장은 가족 단위로 밀려드는 주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입구에 마련된 주주확인소에는 여든살이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 주주는 물론 중·고등학생 주주까지 찾아와 운동장 밖으로 길게 줄이 이어졌다. 창간 당시 대학생이었던 주주들은 어느덧 아이를 가진 부모로 바뀌어 아이들의 손을 잡고 행사장을 찾았다. 창간 당시 20만원 어치의 주식을 구입했던 전계향(65)씨는 “강원도 태백에 살 때 유일하게 우리만 한겨레를 구독했었다”며 “속으로만 끙끙 앓고 살아야 하는 세상이 지긋지긋해 할 말 다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주식을 샀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아빠’가 지지해 온 한겨레를 보여주고 싶어 아내와 두 자녀를 데리고 온 정운연(45)씨는 “제2창간 이후 글자체가 보기 좋아졌고 간지의 읽을거리도 풍부해져 좋다”며 “경제와 국제 기사에도 좀 더 신경을 써 달라”고 말했다.
이날 참가신청을 하지 않은 주주와 지역 주민들까지 행사에 대거 참여하면서 준비한 행사 티셔츠와 모자가 동이 나 추가로 주문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겨레 아자아자 파이팅! 풍물패의 흥겨운 길놀이와 함께 시작된 행사는 ‘제2창간 한겨레의 날’, ‘하나되어 함께 뛰자’라는 글귀가 쓰인 대형 풍선이 운동장 상공에 띄워지자 4300여명의 참석자들이 지르는 함성과 박수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어 주주들은 수천개의 풍선을 불어 높이 15m짜리 ‘희망탑’ 네 개를 세워 제2창간을 축하했다. 참석자들은 다양한 게임과 함께 가수 안치환과 노래패 꽃다지 등의 축하공연을 만끽했다. 시인 안도현, 배우 오지혜, 개그맨 유상무·장동민씨와 함께 한겨레 ‘홍보도움빛’으로 위촉된 개그맨 유세윤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창간 때부터 변함 없는 성원을 보내온 ‘한겨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한겨레 전국주주독자모임’, ‘인천 한겨레 동아리모임’, ‘부산 한겨레가족 모임’에 감사패가 전달됐다. 한겨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노재우(55) 대표는 “한겨레가 벌써 완숙한 청년기에 접어들었지만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다”며 “주주들이 힘을 모아 이 어려운 파도를 함께 넘어가자”고 말했다. 17년 전 한겨레신문 창간기금 모금에 들어가면서 ‘그게 정말입니까/ 온 겨레의 땀내 묻은 돈을 모아/ 괜찮은 신문 하나 만든다는 말/ 거짓과 진실 밝힐 겨레의 신문’으로 시작하는 <한겨레신문의 노래>를 지은 가수 김도향씨는 “이 노래를 만들면서 잡혀가지나 않을까 겁먹었다”며 “이렇게 자라서 기쁘다”고 말했다. 행사장에 마련된 커다란 낙서판은 ‘한겨레 아자아자 파이팅!’ 등 한겨레의 발전을 기원하는 이들의 희망과 애정어린 충고들로 가득 메워졌다. 주주 김경섭(34)씨는 “군사 정권 시절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한겨레를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며 “사회의 그늘에 항상 귀를 기울이는 한편으로 정보화 시대에 맞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 주주(46)는 “한겨레만이 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명쾌한 기사들을 써 달라”고 말했다. 김남일 박주희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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