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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주주·가족 4300명 “제2창간 <한겨레> 화이팅! ”

등록 2005-06-05 18:32수정 2005-06-05 18:32

4일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한겨레의 날’ 행사에 참석한 한겨레신문사 주주들과 가족들이 노래공연을 들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555@hani.co.kr>xogud555@hani.co.kr</a>
4일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한겨레의 날’ 행사에 참석한 한겨레신문사 주주들과 가족들이 노래공연을 들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한겨레 창간 17돌 ‘한겨레의 날‘
제 2창간 한뜻 모아

‘창간 17돌 제2창간 <한겨레>.’, ‘인터넷 시대 눈을 높여라!’

기분 좋은 초여름 날씨를 보인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 3500여명의 <한겨레> 주주들과 가족, 그리고 800여명의 한겨레신문사 사원주주 가족들이 외치는 희망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울러퍼졌다.

이날 한겨레신문사는 창간 17돌을 맞아 서울·인천·경기지역 주주와 가족들을 초청해 제2창간 선포식을 겸한 ‘한겨레의 날’ 행사를 열고, 독자배가 운동 및 발전기금 200억원 모금을 위한 주주들의 뜻을 모으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태기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는 인사말에서 “17년 만에 처음으로 이렇게 주주들을 모시는 잔치를 열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2005년 언론계의 혼란과 위기를 딛고 다시 한번 도약해 변방이 아닌 세상의 중심에서 한겨레의 가치를 꽃피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17년 만의 주주 잔치 이날 오전부터 효창운동장은 가족 단위로 밀려드는 주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입구에 마련된 주주확인소에는 여든살이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 주주는 물론 중·고등학생 주주까지 찾아와 운동장 밖으로 길게 줄이 이어졌다. 창간 당시 대학생이었던 주주들은 어느덧 아이를 가진 부모로 바뀌어 아이들의 손을 잡고 행사장을 찾았다.

창간 당시 20만원 어치의 주식을 구입했던 전계향(65)씨는 “강원도 태백에 살 때 유일하게 우리만 한겨레를 구독했었다”며 “속으로만 끙끙 앓고 살아야 하는 세상이 지긋지긋해 할 말 다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주식을 샀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아빠’가 지지해 온 한겨레를 보여주고 싶어 아내와 두 자녀를 데리고 온 정운연(45)씨는 “제2창간 이후 글자체가 보기 좋아졌고 간지의 읽을거리도 풍부해져 좋다”며 “경제와 국제 기사에도 좀 더 신경을 써 달라”고 말했다.


이날 참가신청을 하지 않은 주주와 지역 주민들까지 행사에 대거 참여하면서 준비한 행사 티셔츠와 모자가 동이 나 추가로 주문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겨레 아자아자 파이팅! 풍물패의 흥겨운 길놀이와 함께 시작된 행사는 ‘제2창간 한겨레의 날’, ‘하나되어 함께 뛰자’라는 글귀가 쓰인 대형 풍선이 운동장 상공에 띄워지자 4300여명의 참석자들이 지르는 함성과 박수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어 주주들은 수천개의 풍선을 불어 높이 15m짜리 ‘희망탑’ 네 개를 세워 제2창간을 축하했다. 참석자들은 다양한 게임과 함께 가수 안치환과 노래패 꽃다지 등의 축하공연을 만끽했다.

시인 안도현, 배우 오지혜, 개그맨 유상무·장동민씨와 함께 한겨레 ‘홍보도움빛’으로 위촉된 개그맨 유세윤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창간 때부터 변함 없는 성원을 보내온 ‘한겨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한겨레 전국주주독자모임’, ‘인천 한겨레 동아리모임’, ‘부산 한겨레가족 모임’에 감사패가 전달됐다. 한겨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노재우(55) 대표는 “한겨레가 벌써 완숙한 청년기에 접어들었지만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다”며 “주주들이 힘을 모아 이 어려운 파도를 함께 넘어가자”고 말했다.

17년 전 한겨레신문 창간기금 모금에 들어가면서 ‘그게 정말입니까/ 온 겨레의 땀내 묻은 돈을 모아/ 괜찮은 신문 하나 만든다는 말/ 거짓과 진실 밝힐 겨레의 신문’으로 시작하는 <한겨레신문의 노래>를 지은 가수 김도향씨는 “이 노래를 만들면서 잡혀가지나 않을까 겁먹었다”며 “이렇게 자라서 기쁘다”고 말했다.

행사장에 마련된 커다란 낙서판은 ‘한겨레 아자아자 파이팅!’ 등 한겨레의 발전을 기원하는 이들의 희망과 애정어린 충고들로 가득 메워졌다.

주주 김경섭(34)씨는 “군사 정권 시절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한겨레를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며 “사회의 그늘에 항상 귀를 기울이는 한편으로 정보화 시대에 맞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 주주(46)는 “한겨레만이 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명쾌한 기사들을 써 달라”고 말했다. 김남일 박주희 기자 namfic@hani.co.kr

▲ 4일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한겨레의 날’ 행사에 참가한 김영민(40)씨와 아내 안미경(40)씨, 태원(13)군과 원주(10)양 일가족.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한겨레의 날’ 행사가 열린 4일 오후 <한겨레>가 걸어온 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전이 열린 효창운동장 한편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를 주고받는 가족이 있었다. 교사 김영민(40·동국대 사대부고)씨 부부가 두 자녀에게 한겨레의 태동 배경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6월항쟁은 시민들의 힘으로 우리 사회 민주화의 발판을 마련한 시민 항쟁이야. 6월항쟁 뒤 시민들의 목소리를 정직하게 담아내는 새 신문이 필요하다는 뜻을 모아 한겨레를 만들었단다”

태원(13·태랑중 1)이와 원주(10·태랑초 4)는 고개를 끄덕였다. 김씨는 “한겨레의 큰 잔칫날 아이들과 함께 꼭 참석하고 싶어서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온 가족이 점심도 거른 채 달려왔다”고 했다.

김씨 가족의 한겨레 사랑은 남다르다.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김씨네 아파트 현관문에는 신문꽂이가 달려있다. 아침에 신문이 배달될 때 <한겨레> 제호가 보이도록 꽂아두게 한다. 아내 안미경(40)씨의 아이디어다. “집 앞을 오가는 이웃들에게 자연스럽게 한겨레를 알리고 권하는 거죠. 경품을 들이밀며 신문 구독을 강요하는 다른 신문 판촉 사원들에게 한겨레 독자라는 걸 알리는 시위 효과도 있어요.”

안씨의 홍보 덕분에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도 한겨레를 보게 됐다. 엄마들끼리 모여 ‘함께하는 교육’면을 펴놓고 아이들의 읽을거리를 함께 챙긴다. 안씨는 “해마다 한겨레가 주최하는 ‘행진610’시민 달리기 행사에도 이웃 20여명이 단체로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창간 당시 대학생이던 김씨는 형이 주식 10주를 사 준 덕분에 창간 주주가 됐다. 91년 봄 남편을 만난 안씨는 “세상을 보는 눈이 비슷해서 남편과 쉽게 가까워졌고, 15년 동안 변함없이 함께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앵커가 되겠다”는 원주와 “개그맨이나 건축설계사가 되겠다”는 태원이에게 이들 부부는 “올바르게만 자라 달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제2창간을 선언하고 새 걸음을 시작하는 한겨레에는 “다음 세대와 함께하는 신문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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