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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반핵운동 헌신 ‘이중피폭 생존자’

등록 2010-01-06 17:49

야마구치 쓰토무
야마구치 쓰토무
야마구치 쓰토무 별세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나가사키조선소에서 선박 설계기사로 일하던 야마구치 쓰토무(사진)는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 출장을 갔다가 원자폭탄을 맞았다.

폭탄이 떨어진 곳은 그가 있던 곳에서 겨우 3㎞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그는 왼쪽 상반신에 큰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그것이 불운의 끝은 아니었다. 직장과 집이 있는 나가사키로 돌아온 그는 사흘 뒤 회사에서 히로시마의 참상을 보고하던 중 또 한차례 원자폭탄을 맞았다. 피폭의 고통은 그 자신에 그치지 않았다.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피폭을 당한 그의 차남은 2005년 59살의 나이에 암으로 먼저 세상을 떴다.

자식의 죽음은 귀가 들리지 않는 그로 하여금 핵무기 철폐 운동에 뛰어들게 했다. 그는 2006년 기록영화 <이중피폭>에 출연해 자신의 체험을 이야기했다. 그해 8월에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 영화를 상영하면서 핵무기없는 평화를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히로시마·나가사키 이중피폭>이란 자서전도 썼다.

지난해 8월 위암으로 쓰러진 그는 4일 오전 나가사키의 한 병원에서 세상과 영영 작별했다. 93살로 천수를 누리긴 했지만, 생의 3분의 2는 고통과 함께한 세월이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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