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평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오기평 서강대 교수 인세·1억 기부
원로 정치학자가 사후에 대표 저서 2권의 인세와 평생 모은 뭉칫돈을 제자들을 위해 내놨다.
서강대는 부총장을 지내고 지난해 8월 별세한 오기평(사진)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의 유족이 <세계 외교사>와 <현대 국제기구 정치론>의 저작권과 현금 1억원을 학생 장학금으로 기부했다고 6일 밝혔다.
고인은 1957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10여년의 고학 끝에 미네소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유족들은 임종 이후 논의를 거쳐 지난해 말 기부 의사를 밝혔다. 아들 재민씨는 “어렵게 공부해 평생 대학에서 교편을 잡은 아버지의 생전 뜻을 기려 기부를 결정했다”며 “아버지가 하늘에서 ‘잘했다, 잘했다’고 하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교사와 북한 대외정치론을 연구한 오 교수는 햇볕정책의 바탕 이론을 제공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외교 브레인’으로 이름을 알렸고, 국제정치학회 회장과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서강대 권영일 발전기금팀장은 “기탁한 저서가 모두 학술서라 인세가 많지는 않지만 학자의 자부심을 기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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