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사진 오른쪽)씨
대전거주 류지현씨 11년째 쌀나눔
동장군이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던 7일 대전 유천1동은 천사농부 류지현(61·사진 오른쪽)씨의 이웃사랑으로 따뜻했다. 류씨는 이날 쌀 2000㎏을 어려운 이웃 100여명에게 나눠주는 사랑나눔 행사를 열었다. 이 쌀은 그가 대전 산성동 산서지구의 논에서 직접 농사지었으며, 일년 내내 새벽같이 논에 나가 밤늦도록 보살펴 수확한 것이다.
설 명절을 맞아 춥고 외로운 분들과 따뜻한 밥 한술을 나누려는 넉넉한 농부의 마음으로 시작한 그의 사랑나눔은 11년째 쌀은 물론 김장용 배추나누기 등으로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는 “쌀은 땀흘린 만큼 수확을 주는 정직한 땅의 선물”이라며 “내 욕심을 줄이고 아껴 남은 쌀을 이웃과 정을 나누는 데 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도 떡국 100 그릇을 준비해 쌀을 나눠줄 주민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그가 농사짓느라 검게 그을린 얼굴에 투박하고 거친 손으로 떡국을 떠주자 주민들은 “식량에 떡국까지 주느냐”며 감격하기도 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대전 중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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