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C(JAPANESE OLYMPIC COMMITTEE) 즉, 일본 올림픽 위원회의 기록에서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의 일본 선수의 마라톤 기록을 검색해 보면, 메달을 획득한 선수의 이름이 나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일본인의 이름이 아닌, `孫 基禎`, `南 昇龍` 이라는 이름이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손기정, 남승룡, 이 두 선수는 당시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를 받던 조선인이었습니다.
식민지인으로써의 차별과 억압을 안고 베를린의 하늘 아래를 달린 두 분은 각각, 2시간 29분 19초, 2시간 31분 42초의 기록으로 금, 동메달을 획득하고, 세계의 영웅이 되어 올림픽 마라톤 시상대에 올라섭니다. 하지만 그들은 `일본선수`로 가슴에는 일장기가, 국가(國歌)는 `기미가요`가 연주되지요. 왼쪽의 사진은 당시 시상대에 올라선 손기정님의 모습입니다만, 금메달리스트 답지 않은 고개 숙인 침울한 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손기정님, 남승룡님 두분은 이런 모습으로 시상대에 섰습니다.
당시 베를린 현지에서 손기정님은 사인을 부탁 받았을 때, 반드시 `KOREA 孫基禎` 이라고 사인했다고 합니다. 손기정님의 그런 정신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을 불편하게 해서, 귀국한 뒤, `요주의인물`로 분류되어 그후 계속 특별고등경찰(사상분야를 담당하는 정보경찰)의 감시를 받게 되며 조선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환영집회` 가 무산 됩니다. 한/조선반도의 사람으로 그 비극과 영광을 동시에 겪은 손기정님은 그로부터 50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1988년, 자신의 조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최종 성화 봉송 주자로 달리며, 무어라고 표현 할수 없는 참으로 감개무량한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며칠전,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민단이라고 합니다.) 요코하마 사무실에 어느 분께 새해 인사을 드리기 위해 찾아갔습니다. 그 분은 이른바 재일 분들의 인권 문제나 한/조선반도와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저에게 항상 많은 지도와 조언을 해주시는 분입니다. 성함은 `손 정인(孫 正寅)`, 손기정님의 하나뿐인 아드님입니다. 손정인 선생님은 아메리카 유학후, 일본에도 유학하고 민단에 근무하며, 재일 분들의 인권 문제, 한일간의 문제를 담당하시며 중요한 위치에 있던 분입니다.
손선생님을 일본에 가게 한 것은 바로 아버님이었습니다. 손기정님은「나는 `일본인`으로써 일본에 가지 않을 수 없었지만, 너는 `한국인`으로써 일본에 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한일 관계, 인간 관계를 만들어라」라고 말씀했다고 합니다.
손선생님은 일본 전국 순회 강연등 항상 바쁜 일정이라 약속이 없이는 뵙기 힘든 분이지만 그날은 불현듯 뵙고 싶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무작정 사무실로 찾아 갔습니다만, 손선생님은 마침 강연회에서 돌아와 사무실에 계시더군요.
갑자기 찾아 갔음에도 불구하고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손선생님은 ` 우리 맥상 커피를 좋아하니 커피를 타 줘야지..` 라는 감사한 말씀을 하시기에, `아닙니다. 선생님 정말 괜찮습니다...` 라고 사양했지만, 결국 사무실 분이 새로 커피를 내려 오시더군요...잠시 덕담을 나눈후, 손선생님은 한일간의 문제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올해는 일본 제국주의의 불법한 한일병합 100년, 해방 65년, 남북전쟁 60년을 맞는, 한/조선반도의 근현대사에 있어서 의미 깊은 해라고 말씀했습니다. (※주요한 역사적,정치적 사건들의 단어는 제 블로그 표기 방식으로 바꾸었음을 알립니다.) 손선생님은 민단의 각 지부, 양심적인 일본의 시민단체,정치가들의 협력으로 전국 강연을 하고 있지만, 강연중, 일본의 어린 학생들이나 젊은이들에게 베를린 올림픽에서의 손기정님,남승룡님의 이야기, 그리고, 이른바 일장기 말소사건 등을 이야기해도 그 사실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즉 ,역사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하며,「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보상은 당연하다. 하지만 선결 문제는 현재의 일본인, 그리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전하는 교육이 문제다.」 라고 말씀하시며, 「이런 뜻 깊은 해에, 미래로 향하는 새로운 한일 관계도 중요하지만, 과거를 직시하고 인정하는 원칙이 없는, 미래지향은 어렵다.」라고 말씀했습니다. 그리고, 한일간의 문제에 대해, 한국인들은 흔히, 감정적 비난만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철저한 사실과 논리로써 대하지 않으면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피력하셨습니다. 저 또한 손선생님의 말씀을 깊게 공감하며 들었습니다. 사실 손기정님에 대한 연구를 보더라도, 일본에서는 손기정님 또는 손기정님과 식민지 상황에 대한 연구 논문이 100편을 넘습니다만, 한국에서는 한두편에 그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뿐만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에 대해 지난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것은 한/조선반도 사람에게는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난 1965년의 치욕적인 한일국교정상화 때와 같이 제대로 된 사죄도 없이, 동냥하듯 던져주는 금전 몇푼 받는 것이 아닌 제대로된 사죄와 배상을 받으려면 사실과 논리, 이해 관계국들과의 협의등 외교적 역량이 중요합니다. 현재 일본에 대해 무작정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그들의 근대사 100년을 부정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한/조선반도가 `전승국`의 입장도 아니며, 이른바,`강대국`의 입장도 아닌 상황에서 일본이 거기에 선뜻 응할리가 없겠죠. 외교는 명분과 체면이 중요시 됩니다. 일본에게 진정으로 사과와 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그들이 타고 내려 올 `사다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국민들이 지금까지 감춰진 부분이 많았던 사실을 알게해, 여론을 조성하고 일본이 자국민의 심리적 저항감을 줄어들게 하는 것입니다. 즉, 그들에게도 명분을 주고, 한/조선반도의 체면도 살리며, `사죄와 배상`이라는 실리를 얻는 방식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모든 프로세스의 전제는 물론 한/조선반도 분단 상황의 소멸 즉, `통일`입니다. 겨울해는 짧아, 손선생님의 사무실에서 나오자 벌써 해가 기울고 있었습니다. 서편이 붉은빛으로 변해가는 하늘을 보며, 문득, 손기정님, 남승룡님이 뜨거운 가슴을 안고 달렸을 베를린의 하늘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갑자기 찾아 갔음에도 불구하고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손선생님은 ` 우리 맥상 커피를 좋아하니 커피를 타 줘야지..` 라는 감사한 말씀을 하시기에, `아닙니다. 선생님 정말 괜찮습니다...` 라고 사양했지만, 결국 사무실 분이 새로 커피를 내려 오시더군요...잠시 덕담을 나눈후, 손선생님은 한일간의 문제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올해는 일본 제국주의의 불법한 한일병합 100년, 해방 65년, 남북전쟁 60년을 맞는, 한/조선반도의 근현대사에 있어서 의미 깊은 해라고 말씀했습니다. (※주요한 역사적,정치적 사건들의 단어는 제 블로그 표기 방식으로 바꾸었음을 알립니다.) 손선생님은 민단의 각 지부, 양심적인 일본의 시민단체,정치가들의 협력으로 전국 강연을 하고 있지만, 강연중, 일본의 어린 학생들이나 젊은이들에게 베를린 올림픽에서의 손기정님,남승룡님의 이야기, 그리고, 이른바 일장기 말소사건 등을 이야기해도 그 사실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즉 ,역사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하며,「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보상은 당연하다. 하지만 선결 문제는 현재의 일본인, 그리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전하는 교육이 문제다.」 라고 말씀하시며, 「이런 뜻 깊은 해에, 미래로 향하는 새로운 한일 관계도 중요하지만, 과거를 직시하고 인정하는 원칙이 없는, 미래지향은 어렵다.」라고 말씀했습니다. 그리고, 한일간의 문제에 대해, 한국인들은 흔히, 감정적 비난만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철저한 사실과 논리로써 대하지 않으면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피력하셨습니다. 저 또한 손선생님의 말씀을 깊게 공감하며 들었습니다. 사실 손기정님에 대한 연구를 보더라도, 일본에서는 손기정님 또는 손기정님과 식민지 상황에 대한 연구 논문이 100편을 넘습니다만, 한국에서는 한두편에 그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뿐만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에 대해 지난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것은 한/조선반도 사람에게는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난 1965년의 치욕적인 한일국교정상화 때와 같이 제대로 된 사죄도 없이, 동냥하듯 던져주는 금전 몇푼 받는 것이 아닌 제대로된 사죄와 배상을 받으려면 사실과 논리, 이해 관계국들과의 협의등 외교적 역량이 중요합니다. 현재 일본에 대해 무작정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그들의 근대사 100년을 부정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한/조선반도가 `전승국`의 입장도 아니며, 이른바,`강대국`의 입장도 아닌 상황에서 일본이 거기에 선뜻 응할리가 없겠죠. 외교는 명분과 체면이 중요시 됩니다. 일본에게 진정으로 사과와 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그들이 타고 내려 올 `사다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국민들이 지금까지 감춰진 부분이 많았던 사실을 알게해, 여론을 조성하고 일본이 자국민의 심리적 저항감을 줄어들게 하는 것입니다. 즉, 그들에게도 명분을 주고, 한/조선반도의 체면도 살리며, `사죄와 배상`이라는 실리를 얻는 방식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모든 프로세스의 전제는 물론 한/조선반도 분단 상황의 소멸 즉, `통일`입니다. 겨울해는 짧아, 손선생님의 사무실에서 나오자 벌써 해가 기울고 있었습니다. 서편이 붉은빛으로 변해가는 하늘을 보며, 문득, 손기정님, 남승룡님이 뜨거운 가슴을 안고 달렸을 베를린의 하늘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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