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잠이 든 차주의 허락을 받지 않고 동승자가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면 보험약관상 `차량 도난 중 일어난 사고'이기 때문에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합의6부(윤재윤 부장판사)는 6일 조수석에 탔던 친구가 자신 몰래운전하다 낸 교통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차주 인모(28·여)씨가 H보험사를 상대로 낸보험금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보험사는 4천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술에 취해 잠든 인씨는 회사 동료(김모씨)에게만 운전을 부탁했을 뿐 친구(명모씨·여)에게 차를 운전해 달라고 명시적·묵시적으로 승인한 사실이 없다는 점에서 동승했던 명씨가 낸 교통사고는 도난차량 사고에 해당한다.
보험사는 가족이 아닌 사람이 운전했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차량 도난 중 일어난 사고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인씨는 지난 2002년 12월 중순 회식을 마친 후 술을 마시지 않은 김씨에게 운전을 부탁해 명씨와 함께 자택으로 가던 중 뒷좌석에서 잠들었으며 조수석에 함께 탔던 명씨가 김씨를 내리게 한 후 자동차 열쇠를 넘겨받아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내면서 크게 다치자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 청구소송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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