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김 할머니 존엄사 소송부터 별세까지

등록 2010-01-10 16:28

국내 최초로 존엄사를 맞고자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했음에도 201일 동안 생명을 이어가다 10일 별세한 김 할머니가 세인의 주목을 받은 것은 2008년 5월1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할머니 가족이 영양공급을 중단하고 응급심폐소생술 시행을 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한 데 이어 인공호흡기를 제거해 달라는 본안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사회적 격론이 오간 끝에 지난해 5월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인공호흡기 제거를 명한 원심판결을 만장일치로 확정해 존엄사를 법적으로 허용해줬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를 근거로 한 달여가 지난 6월23일 국내 최초로 김 할머니의 존엄사를 시행했다. 이날 오전 10시21분 호흡기내과 주치의 박무석 교수가 김 할머니의 인공호흡기를 떼어낸 것.

당시 세브란스 병원 의료진은 김 할머니가 호흡기를 제거한 지 몇 시간 이내로 숨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의료진의 예상과는 달리 김 할머니는 인공호흡기 없이 스스로 호흡하며 삶을 이어가 다시 한번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됐다.

호흡기를 뗀 지 100일째인 10월 1일, 김 할머니는 여전히 스스로 호흡했으며 산소포화도는 위급 상황 기준인 90%를 크게 웃도는 95% 이상을 유지해 일반 국민은 물론, 의료진을 놀라게 했다.

김 할머니의 자발호흡이 계속되자 장기생존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병원측도 갑작스럽게 기도가 막히는 등의 문제만 없다면 김 할머니가 상당 기간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할머니는 병상에서 생일도 맞이했다. 김 할머니의 77번째 생일인 10월14일, 가족들은 병상에서 케이크에 불을 붙였고 의식이 없는 할머니를 대신해 손자·손녀들이 촛불을 껐다.

그러나 호흡기를 뗀 지 120일을 넘기면서 김 할머니의 상태는 차츰 나빠졌다. 10월21일 김 할머니의 호흡이 2분여간 멈춰 산소포화도가 90% 아래로 급격히 떨어지자 의료진은 산소마스크를 씌워 할머니의 호흡을 도왔다.

존엄사를 허용한 법원 판결에 반한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으나 당시 산소공급은 `임종을 지킬 수 있도록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김 할머니 가족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할머니는 석 달가량 스스로 호흡하며 삶을 이어갔지만, 10일 오후 1시께부터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으며 오후 2시57분 결국 조용히 숨을 거뒀다. 인공호흡기를 뗀 지 201일 만에 존엄사를 한 것이었다.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