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여론조사
원안-수정안 지지율 격차는 줄어
‘수정안 국회서 통과 될 것’ 50.1%
원안-수정안 지지율 격차는 줄어
‘수정안 국회서 통과 될 것’ 50.1%
정부가 세종시를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건설하겠다는 수정안을 발표하며 대대적인 충청권 설득에 나섰지만, 충청권의 세종시 반대 여론은 여전히 절반을 훨씬 넘고 있다. 그러나 수정안 찬성 여론도 상승세를 타며 찬반 격차를 줄이고 있어 이후 추이가 주목된다.
이번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충청권에선 ‘행정중심복합도시’ 원안에 찬성하는 의견이 60.6%로, 수정안 찬성(38.5%)보다 훨씬 높았다. 수정안 발표 이전에 한 같은 기관의 조사와 견줘봐도 별 차이가 없다. 충청권의 ‘원안 또는 원안+알파’ 찬성 여론은 62.8%(9월26일), 73.1%(10월31일), 62.2%(12월30일)로 이어졌다. 60%대 이상의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수정안 찬성 여론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9월26일 31.3%이던 찬성 의견은 21.3%(10월31일)로 줄었으나 이후 27.9%(12월30일), 38.5%(1월12일)로 높아졌다.
그러나 수정안 반대 여론은 여전히 ‘공고’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2일 대전·충남·충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63.5%가 “원안이 낫다”고 답했다. 정부의 수정안에 찬성하는 답은 27.3%에 그쳤다. ‘세종시와 관련한 본인의 생각이 향후에 바뀔 여지가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응답이 69.7%로 압도적이었다. ‘변할 수도 있다’는 답은 23.1%에 불과했다. 충청권 10명 중 7명은 세종시 원안 찬성 의견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중앙일보>의 지난 11일 조사에서도 ‘세종시 원안을 백지화하고 수정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충청권에서 ‘잘한 일’이라는 답은 38.6%에 그쳤다. 53.2%는 ‘잘못한 일’이라며 수정안 반대 뜻을 밝혔다. <동아일보>의 충청권 조사에서도 원안 찬성 의견은 53%인 반면, 수정안 찬성은 40.7%로 조사됐다. 정부·여당의 충청 민심 달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세종시 건설의 취지인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어떤 방안이 더 타당한가를 묻는 질문에도 충청권에서는 62.1%가 원안의 손을 들었으며, 수정안을 꼽은 응답자는 36.8%에 불과했다. 이 질문에 대한 응답의 전국 평균은 원안 동의가 45.0%, 수정안 동의가 52.3%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처리 전망에 대해서도 결국 수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50.1%로, ‘통과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44%)보다 조금 높았다.
다만, 세종시 수정을 둘러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발언들을 놓고선 박 전 대표에 더 공감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백년대계를 위한 것”이므로 수정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과, “국민에게 수십 번 약속했던 사안”이므로 ‘원안+알파’로 가야 한다는 박 전 대표 가운데 어느 쪽에 공감하는지 묻는 질문에, 51.5%가 “박 전 대표에게 공감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에게 공감한다”는 응답은 43.6%였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행정도시 원안사수 및 이명박 정권 규탄 충북도민 결의대회‘가 열린 13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안동에서 시민들이 참가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청주/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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