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본부 “첫 감염농장 수의사 통해 확산” 추정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젖소농장에서 지난 7일 구제역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인 14일, 3.5㎞ 떨어진 신북면 계류리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해 축산농가와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포천시 방역대책본부는 이에 따라 14일 발생 농가를 포함해 반경 500m안에 있는 농가 등 총 12개 농장의 가축 1922마리(한우 109, 젖소 475, 돼지 1335, 사슴 2, 염소 1)를 살처분했다.
방역대책본부는 첫 구제역 발생 농장 검진 수의사가 전염 매개체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어, 이 수의사가 방문한 다른 농장 주인들은 구제역이 더 확산되지 않을까 가슴을 조리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포천의 한 동물병원 원장인 수의사 ㄱ씨는 지난 2일 “소가 이상하다”는 젖소농장 의 연락을 받고 농장을 방문한 뒤 경기도 제2축산위생연구소에 신고했다. 축산연구소 쪽의 간이 진단키트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오자 ㄱ씨는 다음날인 3일 추가 확진이 난 신북면 한우농장의 소를 치료하는 등 첫 확진판정이 난 7일전까지 축사농가 20곳을 방문했다.
이에 대해 이종갑 경기도 2청 축수산산림과장은 “일선 방역기관에서 사용하는 간이 진단키트는 항체를 이용해 검사하는데, 증상 초기에는 항체 형성이 안돼 정확한 확인이 어렵다”며 “확정판정이 나올 때까지 첫 검진한 수의사의 진료활동을 제한하는 등 방역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또 14일 포천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6도로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분무형 소독기가 얼어붙어 방역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포천시 구제역방역대책본부를 방문해 “가축을 살처분 한 축산 농가에 대해 시가 보상과 생계안정자금 지원 등 각종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제역 유입을 막기 위해 횡성·괴산 등 충북과 강원지역 가축시장도 11일 일제히 무기한 폐쇄 결정을 했다.
포천 청주/박경만 오윤주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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