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4부(재판장 김홍우)는 탈영병의 흉기에 찔려 숨진 박아무개씨의 유족들이 “탈영병 검거를 소홀히 해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와 탈영병 정아무개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와 정씨는 연대해 유족들에게 28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탈영병과 관련한 몇 차례 신고를 받은 경찰은 충분한 인원과 장비를 갖추고 체포를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해야 했는데도 이를 소홀히 해 탈영병 체포에 실패하는 등 형식적인 검거작업에 그친 것은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위법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7월 정씨가 탈영한 직후 경기도 화성시 주민들로부터 “흉기를 든 군인이 있다”는 3차례 신고를 받고 인근 야산으로 출동해 정씨를 발견했으나 정씨가 달아나는 바람에 놓쳤다. 정씨는 검문이 강화되지 않은 틈을 타 탈영 이틀 뒤 도피자금 마련을 위해 박씨의 집에 침입해 흉기로 박씨를 찔러 숨지게 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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