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준(72) 상임대표
6·25 당시 민간인희생자 영남지역유족회 이태준 대표
“아직도 전국 이름모를 골짜기마다 누워있는 억울한 원혼들이 많아요. 과거사위원회 활동을 앞으로 2년 더 연장해주세요.” 지난 15일 경북 경산에서 출범한 ‘영남지역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 이태준(72·사진) 상임대표는 “아직도 전체 희생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신고를 못한 상태”라며 “예정대로 4월 과거사위원회가 문을 닫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6·25 당시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결성된 영남지역 유족회에는 경산·김천·영천·경주·포항·예천 등 경북지역 유족회와 진주·함안·부산경남 유족회 등 10여 곳이 가입돼 있다. 이 대표는 경산의 코발트광산유족회 이사장을 맡아 1950년 7월 보도연맹으로 몰려 최소한 1800여명 이상이 광산에서 숨진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데 큰몫을 했다. 그의 사촌형도 그때 희생됐다. “사촌형의 죽음으로 군대 장교시험에서 2번이나 떨어지는 연좌제 피해를 봤습니다. 당시 연좌제는 사돈의 8촌까지 적용된다는 말이 나돌만큼 피해가 광범위했어요.” 그는 “유족회원들 가운데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힘들게 살아온 사람들도 많고, 어머니 마저 집을 나가버려 피맺힌 한을 품고 평생을 살아온 유족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유족들의 힘을 모아 특별법 제정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발굴한 유해를 편히 모실 수 있는 위령시설을 마련해야 하고, 무엇보다 억울한 주검들을 하루빨리 찾아내야 합니다.” 과거사위원회에서 후속조처로 권고한 국가의 사과를 받아내고, 유족들의 아픔을 달래줄 피해배상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구천을 헤메는 100만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 교수, 학생, 종교단체, 정치인 등 뜻을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과 힘을 합치겠습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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