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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함안 침수주택 없다” 면서 조사결과 ‘비공개’

등록 2010-01-20 20:30

한국수자원공사는 20일 오전 11시 경남 창녕군 길곡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어 낙동강 함안보 건설에 따른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30분 낙동강 지키기 창녕군대책위원회는 길곡면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함안보 건설에 따른 피해 상황을 정밀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일 오전 11시 경남 창녕군 길곡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어 낙동강 함안보 건설에 따른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30분 낙동강 지키기 창녕군대책위원회는 길곡면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함안보 건설에 따른 피해 상황을 정밀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우려 키운 ‘함안보 주민 설명회’
“걱정말라”-“측량해봐야”
수공끼리도 답변 엇갈려
환경평가 부실의혹 커져
“주택이 침수되는 곳은 전혀 없습니다. 전혀 걱정하지 마십시오.”

김기호 한국수자원공사 경남1지구건설단장은 자신의 집과 논밭이 물에 잠길까 걱정하는 100여명의 주민들 앞에서 자신있게 말했다. 설명을 듣고 자리를 뜨던 주민들은 다들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무지 안심이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5분 전에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들로부터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일 경남 창녕군 길곡면사무소와 함안군 함안군청에서 잇따라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낙동강 함안보 건설에 따른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함안보의 규모를 줄이고 관리수위를 낮추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을 안심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고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설명회마다 100여명씩의 주민들이 자리를 메웠다. 침수 피해 우려가 제기된 뒤 처음 열린 정부 쪽 공식 설명회였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신의 집과 논밭이 물에 잠길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은 “아직 측량을 하지 않아 구체적으로 지번별 침수 여부를 알 수 없다”며 “읍·면사무소를 통해 주소를 알려 주면 현장조사를 해서 결과를 알려주겠다”며 주민들의 우려를 더욱 키웠다.

자신의 논밭이 침수를 막기 위한 리모델링(경지정리) 대상에 포함됐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담당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가 오지 않아 답을 하기 곤란하다”고만 했다. 창녕군 길곡면의 한 주민이 “우리 마을이 어찌될지 주민들이 걱정하고 묻기 전에 왜 정부가 먼저 조사하고 설명해주지 않느냐”고 따지자, 한국수자원공사는 “앞으로 주민들이 부르면 언제라도 가서 설명드리겠다”고 했다.

결국 주민들이 침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제대로 조사를 했는지 따져 묻자, 한국수자원공사는 “(침수 피해 가능성을 가장 먼저 제기한)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과)가 검토한 것을 보니까, 교수로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한 것이었다”며 “국가나 수자원공사는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부와 수자원공사의 정밀조사 결과를 밝혀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여기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박 교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주민들의 의문과 문제 제기가 계속되자 김기호 단장은 “앞으로 내가 직접 상세도면을 들고 마을을 돌며 설명해주겠다. 주택이 침수되는 곳은 전혀 없고 논밭은 일부 침수되지만 정부가 모두 해결하겠다. 걱정하지 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조차도 설명회가 끝난 뒤 “정밀조사에서 주택 침수는 전혀 없다는 결과가 나왔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는 말을 들었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에 대해 장병길 낙동강지키기 창녕군대책위원장은 “오늘 설명회는 함안보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와 실시설계가 부실했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 입증하는 자리였다”며 “정부는 정밀조사를 통해 단 한 명의 주민도 피해를 당하지 않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창녕군대책위와 함안군대책위는 설명회 30분 전에 행사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온전한 대책 수립을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창녕 함안/글·사진 최상원 기자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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