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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신사 검찰’ 외쳐온 김준규, 페어플레이 외면…법원 비난만

등록 2010-01-21 19:39수정 2010-01-22 01:31

전국검사 화상회의선 “기운은 검찰 쪽에” 조직 감싸
김준규 검찰총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신사다운 검찰’을 강조해 왔다.

그런 그가 최근 법원을 공격하는 비난성 발언을 앞장서서 던지고 있다. 검찰 총수가 1심 법원의 판결을 평가하는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인데다, 검찰과 법원의 권력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부인하는 태도로도 읽힐 수 있어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 총장은 지난 20일 ‘피디(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무죄 선고 이후 대검찰청 간부회의를 소집해 “국민들이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앞서 ‘용산참사’ 사건의 수사기록 공개 결정을 두고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검찰총장이 주요 사건에 의견을 밝히는 사례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과거 총장들은 대형 사건의 구속영장 기각 등을 언급했을 뿐이다. 영장 기각으로 수사에 차질이 오는 것에 반발한 것이지, 지금처럼 법원의 선고 결과를 대놓고 비난하는 언사는 내보이지 않았다.

이처럼 이례적인 김 총장의 강경 발언 배경을 놓고는 우선 자기 색깔을 확실히 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의 변모와 소통’을 화두로 내걸었지만, 지나친 ‘아이디어주의’와 ‘말의 성찬’뿐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그가 법원과 각을 세워 조직 안팎에서 존재 의의를 부각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촌지 사건’으로 실추된 권위를 찾으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있다.

또 여당과 보수언론 등이 법원을 난타하고 있는 상황이 검찰에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판’을 키우기 위해 자극적 발언을 던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당장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은, 그대로 추진만 된다면 검찰에게 크게 유리한 일이다. 이와 함께 피디수첩 사건을 두고 “나라를 뒤흔든 큰 사태의 계기가 된 중요 사건에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한 것은, 정권의 심기를 두루 살펴야 하는 ‘행정부처 외청장’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낸 발언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 총장은 21일 오전 전국 18개 검찰청을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한 회의에서 “주변 국면이 어수선하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의연하고 당당하게 갔으면 좋겠다”며 ‘기대’보다 발언 수위를 낮췄다. 하지만 “검찰이 다시 하나 되기를 바란다”, “올해 기운이 검찰 쪽에 있다”고도 말했다. 조은석 대검 대변인은 “지난해 검찰이 힘든 시기를 겪은 만큼 노력하다 보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덕담”이라고 설명했지만, 여당과 보수언론의 ‘집중 지원’을 받는 현 상황에서는 공교로운 발언이다. 한 고위직 판사는 “검찰이야 말단 직원부터 최고 수장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 아니냐”라며 검찰총장의 유별난 처신을 꼬집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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