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 정도연(39)씨
일본서 3인 창극 ‘심청전’ 선보이는 연출가 정도연씨
국내 유일 여성연출가로 ‘수궁가’ 등 만들어
“심청전, 스토리 뛰어나 세계적 사랑받을 것”
국내 유일 여성연출가로 ‘수궁가’ 등 만들어
“심청전, 스토리 뛰어나 세계적 사랑받을 것”
우리 전통 창극으로 한류 열풍을 꿈꾸는 이가 있다. 국내 유일의 여성 창극 연출가 정도연(39·사진)씨. 그동안 대극장 창극 <유관순>과 <수궁가>, <서동 왕자와 선화 공주>, <구운몽>, <흥보전> 등 야외 창극 4편을 연출한 창극계의 ‘스타 연출가’다. 그는 24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일본 후쿠오카 사가현의 사가현립나고야성박물관 공연장에서 열리는 한국전통예술공연 ‘창·주·무 왔어!’에서 3인 창극 <심청전>을 선보인다. 일본 문화청과 사가현지역문화예술진흥플랜실행위, 한국전통예능전과공연사업실행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아사히·마이니치·요미우리 등 신문사, 사가현교육위원회 등이 후원자로 나섰다. “이탈리아에 오페라가 있으면 우리에게는 창극이 있습니다. 창극의 바탕인 판소리의 작품성은 셰익스피어의 명작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습니다. 문학적으로 잘 다듬어진 작품을 우리의 소리와 음악으로 표현한 수준 높은 창극으로 외국인들의 평가를 받고 싶어요.” 그는 “<심청전>이나 <춘향전> 같은 창극은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나 <라보엠>에 견주어 뒤지지 않을 스토리 라인과 구성력, 현대적인 표현력 등이 뛰어나 반드시 세계적인 문화콘텐츠로 사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데 ‘3인 창극’은 뭘까? 전통 판소리에 바탕을 둔 창극이 많은 등장 인물·빈번한 장면 전환·즉석 연주 등에 맞춰 주로 대형 무대에서 펼쳐지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파격적인 시도인 듯하다. 그는 “관객들을 소리에 집중시키고 우리 창극의 해학적인 맛을 제대로 살리면서 섬세한 표현을 전달하려면 작은 공간이 더 효율적일 듯해서 실험적으로 3인 창극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대규모 제작비와 출연진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창극 양식”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심청전>은 소리꾼 3명을 비롯해 무대 전환을 맡은 연기자 1명, 가야금과 대금 연주자 2명으로 짜인 ‘작은 창극’이다. 소리꾼 3명은 극중에서 다양한 가면과 옷을 바꿔 입으면서 1인 다역을 연기한다. 지난해 11월 북촌 창우극장의 여섯 차례 공연에서 국내외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정씨는 “일본 공연을 기회로 앞으로 창극을 가부키로 만들고 가부키를 창극으로 만드는 교류작업을 논의해볼 계획”이라며 “우리의 귀중한 문화콘텐츠인 창극을 더 발전시켜 <난타>처럼 전 세계를 누비는 문화상품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 공연에서는 국립민속국악단 창극단원인 김강수·박은선·최재일씨와 연기자 박상미씨가 무대에 오르고, 가야금 연주자인 한선하(국립창극단 기악부 악장)·전범구(추계예술대 졸업)씨가 수성연주(즉흥연주)를 들려준다. 이번 ‘창·주·무 왔어!’ 공연에는 <봉산탈춤>의 ‘노장무’, 해금산조, 궁중무용 <춘앵전>, 풍물놀이 등도 선보인다.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