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명성황후 외손 장정기(65)씨가 어머니 민병윤(90.하와이 거주)씨 소유의 옥노리개 등을 어머니와 장씨의 아내 김원옥씨의 모교인 경기여고 경운박물관에 기증한다.
장씨는 지난 3일 하와이대학 한국학센터를 방문해 경기여고 졸업생인 이덕희 연구원에게 우선 소장품을 기증했고, 이 연구원은 오는 10일 경기여고 경운박물관을찾아 기증품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이덕희 하와이대학 연구원은 7일 "미국 연방 항공국 스페셜 프로젝트 디렉터인장씨는 3가지 색의 옥으로 만든 소삼적 노리개, 궁중에서 사용된 용머리 모양의 조각이 달린 용잠 비녀, 곰 털로 만든 조바위와 비단 목도리 등을 기증했다"고 연합뉴스에 e-메일로 알려왔다.
이 연구원은 "장씨는 지난달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상가에서 싸움을 말리다 총격을 받고 현장에서 숨진 장남 체스터 클래런스 장씨의 이름으로 소장품을 기증했다"고 전했다.
장씨의 모친 민병윤씨의 할아버지는 조선시대 말 권세가였던 민영휘씨이며, 장씨의 부친 장지환씨는 대한민국정부 수립 후 첫 공식특사 자격으로 1948년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한 인물이다.
장씨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조선시대 소장품들을 1950년대 이민할 때 가지고가 보관해 오다 미주 한인이민 100주년을 맞아 2003년 하와이대학에 조선시대 미술품 및 생활품 100점을 기증하는 등 최근 대학과 미술관, 박물관 등에 기증하고 있다.
현재 1천400여점을 보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이번 기증을 시작으로 앞으로 자신의 컬렉션 중 여성 물품을 경운박물관에 계속 기증할 예정이며 어머니가 사용하던 물품은 물론 다른 소장품도 모국으로돌려 보낼 뜻이 있다고 밝혔다고 이덕희 연구원이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