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이 수천명? 뇌가 아는 친구 150명뿐
옥스퍼드대 교수, 인간이 유지 가능한 최대 친구수 분석
한 사람이 유지할 수 있는 친구관계는 최대 몇 명이나 될까? 페이스북 같은 온라인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를 통한 ‘친구 맺기’ 열풍이 부는 현대사회에서 수천명쯤은 가능하지 않을까?
그러나 영국 옥스퍼드대 로빈 던바 교수(진화인류학)는 고개를 내젓는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던바 교수가 신석기시대부터 현대까지 인류를 분석한 결과, 인간의 뇌로 유지 가능한 친구는 최대 150명 정도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고 24일 보도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인간 뇌에서 학습·감정 같은 고등 기능을 지배하는 신피질의 크기를 통해 한 사람이 유지할 수 있는 친구관계의 최대량을 가리키는 ‘던바의 수’라는 이론을 만들어왔다. 던바 교수는 이 이론을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온라인상의 친구 맺기에 적용해봤다. 구체적으로 페이스북 등의 인터넷 트래픽이 수천명에 이르는 사교적인 사람과 수백명 정도인 보통 사람을 비교했다.
결론은 둘 사이 친구 유지 수는 별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던바 교수는 “재미있는 사실은 친구가 1500명쯤 된다는 사람들도 인터넷 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은 150명 정도의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친구관계 유지의 기준은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 연락을 하거나 안부를 묻는 것으로 삼았다. 그는 “친구가 많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더 ‘사회적’이라 생각하지만 대부분 보통 사람과 비슷한 수준일 뿐”이라고도 했다.
던바 교수는 남녀 차이가 크다고 했다. 여자들이 페이스북 친구를 유지하는 데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소녀들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 관계를 잘 유지한다. 반면 소년들의 경우 육체적으로 무엇인가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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