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턴키 2차 입찰 공구별 낙찰 현황
5곳 평균 낙찰액 70%…3곳은 50%대 그쳐
업계 “손해 감수 뛰어든 셈”…부실공사 우려
업계 “손해 감수 뛰어든 셈”…부실공사 우려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의 턴키(설계·시공 일괄) 2차 공사에 대한 입찰 결과, 선정 업체의 평균 낙찰액이 정부 발주액(예정가격)의 7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일부 업체는 정부 발주액의 절반 수준으로 공사를 맡게 돼, 부실 공사 우려와 함께 하도급을 맡는 지방업체한테 저가 낙찰의 부담을 떠넘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국토해양부는 조달청과 한국수자원공사가 입찰을 진행한 4대강 턴키 2차 사업인 금강 1·5공구와 낙동강 17·25·31공구의 입찰 결과에서 적격자로 뽑힌 업체 5곳의 평균 낙찰액이 정부 발주액의 70.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공구별로는 금강 1공구(발주금액 999억원)에 선정된 계룡건설산업 컨소시엄은 897억원(낙찰률 89.84%)을, 낙동강 17공구(1920억원)는 한진중공업 컨소시엄이 1699억원(88.47%)을 써내 사업을 따냈다. 발주액의 절반 가격으로 낙찰된 곳도 있다. 금강 5공구(1260억원)의 고려개발 컨소시엄은 발주금액의 50.24%인 633억원을 써냈으며, 낙동강 25공구(1458억원)의 삼환기업 컨소시엄은 58% 수준인 846억원, 낙동강 31공구(990억원)는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59.5%인 589억원을 써내 적격자로 선정됐다. 4대강 턴키 2차 입찰 결과는 지난해 실시한 턴키 1차 사업(15개 공구)의 평균 낙찰률 93.3%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입찰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대규모 보를 건설하는 턴키 1차 사업과 달리, 이번 물량은 하천 조성과 준설 등이 대부분이라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여지가 더 크다”며 “수익을 내기보다는 앞으로 추가 발주하는 공사를 감안해 실적 쌓기용으로 입찰에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업체 관계자들은 무리한 가격으로 공사를 따내 하천 조경 설계의 질이 떨어지는 등 부실 공사를 우려했다. 1차 때와 달리 ‘나눠먹기식 입찰’의 소지를 없앤 것도 낙찰률을 떨어뜨린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1차 턴키 발주 때는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업체당 10억~20억원에 이르는 사전 설계비용 손실을 만회하려고 사전에 공구를 분배해 경쟁을 피했다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턴키 담합’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입찰에서 탈락한 업체 관계자는 “이번 입찰에서는 업체끼리 미리 전혀 얘기가 되지 못했다”며 “우리도 발주금액의 60% 수준을 써냈지만 이마저도 이윤이 전혀 남지 않는다고 봤는데, 공사를 따낸 업체는 많게는 공사비의 10% 가까이 손해 입을 것을 감수하고 뛰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4대강 추진본부 안에 중앙품질안전관리단을 운영하고 자재 품질관리의 기동 점검을 진행하는 등 저가 낙찰 공사현장의 부실 공사를 막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황춘화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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