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니를 채취하기 위해 함안보 건설현장에 들어가려는 야당 의원들을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이 막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기호 한국수자원공사 경남1지구건설단장,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함안보 현장서 채취방법·진입인원 등 싸고 ‘트집’
1시간30분 실랑이·몸싸움까지…채취 끝내 무산
* 오니: 오염퇴적층
1시간30분 실랑이·몸싸움까지…채취 끝내 무산
* 오니: 오염퇴적층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해 협조하겠다고 했지만, 불필요한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왔지 않습니까? 언론에까지 협조하겠다고 이야기한 일은 없습니다.”(김기호 한국수자원공사 경남1지구건설단장)
“기자들을 핑계로 현장에 들어가려는 국회의원을 몸으로 막고 뒤에서 잡아채는 것은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것이죠. 의원들의 진입을 막겠다는 것 아닙니까?”(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우리는 지시 받은 대로 통제선에서 막은 것뿐이고, 허가된 인원 외에는 막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사람을 때립니까?”(양대원 함안보 건설현장 공사차장)
“협조하기로 약속하고도 사람 수가 많다고 막는 것은 말이 되지 않지요. 이런 비협조적인 상황에서는 시료를 채취할 수 없어요. 난감하지만 그냥 돌아가겠습니다.”(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
낙동강 함안보 건설현장에서 발견된 시커멓게 변색된 흙(오니)의 시료를 채취하기 위한 야당 국회의원들의 현장방문 활동이 한국수자원공사의 반발로 무산됐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과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28일 오전 경남 창녕군 함안보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들은 함안보 건설현장 앞에서 1시간30분 동안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들과 언쟁을 벌이다 오니를 뜨지 못하고 돌아갔다. 승강이는 오니 채취 방법에서 비롯했다. 의원단은 오니만 채취해 분석하겠다고 했으나, 이율범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관리국장은 “공정시험법에 따라 오니를 포함해 반지름 10m 안 5군데 흙을 채취해 고루 섞은 뒤 건조시켜 성분 분석을 해야 한다”고 맞섰다. 5군데 흙을 채취하되 섞지 않고 분석하기로 합의하는 데까지 1시간 가까이 걸렸다.
하지만 공사장 들머리로 일행들이 옮겨가자 다시 승강이가 벌어졌다. 김기호 한국수자원공사 경남1지구건설단장은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현장 관리에 문제가 있다”며 의원단과 보좌관 등 6명만 현장에 들어가라고 밝혔다. 김 단장은 직원들을 세워 길을 막은 뒤, 현장에 들어갈 사람 수를 줄이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양쪽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30여분 동안 계속된 승강이는 홍희덕 의원이 “국회에 특위를 구성해 정밀조사를 벌이겠다”며 오니 시료를 채취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서야 끝났다. 파란색 그물로 가려둔 오니와 50m도 떨어지지 않은 지점이었다.
창녕/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창녕/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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