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7일 배아 줄기세포 연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보안을 지켜준다면 시민단체나 종교계 인사를 연구과정에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2004년 배아 줄기세포 최초 배양 관련 논문에서 투명성과 제3자의 적절한 관여가 약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향후 연구 과정에 외부인사의 참여를 약속했다.
그는 토론회에 앞서 한 기조연설에서 “연구팀의 논문이 17일 발간되는 <사이언스> 표지논문으로 확정돼, 표지 디자인을 완료해 제출했다”며 “한 과학자군이 유사한 연구성과로 저명 과학저널 표지를 일 년 사이에 두번씩 장식한 경우는 근래에 유례가 없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 “5월20일 영국에서 연구성과를 발표할 당시 영국의 연구팀이 8세포기 단계의 복제 배아를 만들었다는 내용을 <더 타임스> <가디언> 등 영국 유수 신문들이 1면 머릿기사로 다뤘는데, 이는 이미 우리 연구팀이 3년 전에 이뤄낸 성과”라며 “영국의 신문들이 같은 날 발표된 우리 연구성과는 3~4면에 배치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황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배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직후인 2003년 12월 황 교수 연구실을 방문해, 구체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밝혀졌다.
황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정부 지원에 대한 희망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면서 “연구팀이 첫번째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해 국가과학수사연구소에 검증을 받는 과정 중에 노 대통령 부부가 연구실을 직접 방문했다”며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돼서 이렇게 가슴 뻐근하게 기쁜 날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배아 줄기세포 배양 성공이) 극비 사항이었지만 국가 원수이기에 보여드리고 설명을 드렸다”며 “대통령은 지원을 약속하면서 ‘20~30년 뒤 노아무개가 과학을 이해하고 조그만 지원을 시작한 대통령으로 기억된다면 기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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