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밀수 의심자에 한정…거부하면 촉수검색
우리나라 공항에도 일명 `알몸투시기'로 불리는 전신스캐너 도입이 결정되면서 앞으로 어떤 기종이 들어오고,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국토해양부와 인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 등 국제선 항공편이 오가는 공항 4곳에 전신스캐너가 도입되는 등 출국 보안검색이 한층 강화된다.
이처럼 항공보안 수준을 높이는 것은 작년 말 미국 여객기의 폭탄테러 기도사건 이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전신스캐너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데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출입국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국토해양부는 양 공항공사에 전신스캐너 구입과 구체적인 운영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며, 이들 공항공사는 이르면 6월까지 전신스캐너를 사들인 뒤 시범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세계 각 공항에서는 미국이나 독일, 러시아, 벨라루스 등에서 제조된 6가지 정도의 제품이 주로 쓰인다.
이들 제품은 밀리미터파를 쓰는지, 엑스레이를 쓰는지에 따라 스캔 방식이 구별되며, 투시 범위도 신체 외부만 가능한지, 피부 속 장기 투시까지 가능한지에 따라 나뉜다.
각 공항공사는 사생활이나 인권 침해를 최소화한다는 원칙에 따라 전신스캐너를 공개 입찰을 통해 구입하고, 얼굴과 신체 주요 부분이 흐릿하게 나오고 이미지를 보관, 출력, 전송, 저장할 수 없도록 사전에 프로그램을 조정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의 경우 3∼4대가 도입될 예정인데 A∼D까지 4개 출국장에 하나씩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승객은 1차로 문형(門形) 금속탐지기 등 기존의 검색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의심되는 승객이나 테러 또는 밀수범으로 첩보가 입수된 자에 한해 전신스캐너에서 2차 검색을 받게 된다.
전신스캐너 검색을 하려면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공항공사는 대상자가 이를 거부할 때는 별도의 검색실에서 같은 성별의 보안 요원이 정밀 촉수검색을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촉수검색은 대상자가 보통 옷을 입은 채 보안 요원이 손으로 신체의 이곳저곳을 더듬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상자가 테러 용의자일 경우 옷을 벗게 한 뒤 진공청소기처럼 이물질을 빨아들여 아주 미세한 화약가루까지 감지하는 `폭발물흔적탐지기'를 이용할 수도 있는데 이는 전신스캐너보다 더한 인권침해 논란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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