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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다시 온 출판기념회의 계절

등록 2010-01-29 19:29수정 2010-01-29 23:27

다시 온 출판기념회의 계절
다시 온 출판기념회의 계절
지방선거 앞두고 세과시
버스 등 제공 청중동원
편법 정치자금 모금도




광주시의 한 대학 ㅁ아무개(47) 교수는 최근 광주에서 열린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하지만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슬그머니 자리를 빠져나왔다. 정작 이날 행사의 주인공인 광주시장 출마 입지자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기 때문이다. ㅁ씨는 “출마 예정자를 돕고 있는 대학 동창에게 ‘눈도장’을 찍고 나왔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출마 입지자들의 출판기념회가 ‘세 과시용’ 행사나 편법 후원회로 변질되고 있다.

오는 6월2일 지방선거를 겨냥한 출판기념회는 공직선거법상 투표일 90일 전인 3월3일까지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광주·대전·춘천 등 전국에서 광역자치단체장 입후보 예정자들이 잇따라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다. 또 시장·군수 입지자와 광역·기초 의원 입지자들까지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는 통과의례로 출판기념회를 활용하고 있다.

지방선거 입지자들은 출판기념회에서 중앙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세 과시’에 힘을 쏟고 있다. 광주의 일부 민주당 광역자치단체장 입지자들은 칩거중인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에게 출판기념회 참석을 요청하기도 했다. 강원지사 출마가 거론되는 최영(59) 강원랜드 대표는 다음달 2일 여는 출판기념회에 선보일 책 제목을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한 1500일>로 정했다.

대전시장 자리를 놓고 재격돌이 예상되는 한나라당 박성효 현 시장과 자유선진당 염홍철 전 시장은 지난해 11월 일주일 사이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염 전 시장의 출판기념회로 인근 도로는 30여분 동안 마비됐고, 박 시장 출판기념회 때는 이 대통령이 화환과 함께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대전시 고위 공무원들은 전·현직 시장의 출판기념회를 두고 참석해야 할지, 어느 쪽에 참석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출판기념회는 편법 ‘후원회’로 변질되기도 한다. 올해부터는 시·도지사 후보자 외에 시장·군수 후보자들도 선거 후보자 등록일인 5월13일부터 후원회를 설립해 선거 자금을 모금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에 열리는 출판기념회는 사실상 정치자금 모금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참석자들의 상당수가 책값 이상의 ‘축하금’을 내지만 현행 선거법으로는 단속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위법 혐의를 받는 행위도 나타나고 있다. 전남도 선관위는 참석자들에게 전세버스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전남지사 입후보 예정자의 출판기념회 책임자 4명을 29일 검찰에 고발했다. 또 강원지역 도의원 ㄱ아무개(49)씨는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선거구민에게 수건 180여장을 돌리고 기관·단체 등을 돌며 자신의 책 150여권을 판매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조정관 전남대 교수(정치학)는 “1980년대 선거 때 ‘청중몰이’를 통해 정치적 인기와 지지세를 과시하던 행태가 최근 출판기념회를 통해 부활하는 것 같다”며 “방송 토론회 등을 통해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는 선거 문화가 아쉽다”고 말했다.

광주 대전 청주/정대하 손규성 오윤주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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