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정신과전문병원에 입원해 알코올 중독 재활치료를 받던 양아무개(40)씨와 신아무개(44)씨가 29일 오전 3시20분께 4층 병실 창문을 통해 탈출하려다 추락했다. 그 결과 양씨가 현장에서 숨지고, 신씨는 중상을 입고 인근 대학병원에 옮겨 치료를 받았으나 이날 오후 숨졌다.
이들은 이날 새벽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 4층 병실 창문의 창살을 뜯고 매트를 찢어 연결한 밧줄을 타고 내려오려다 미끄러져 15m 아래 바닥으로 추락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병원 재활치료사는 경찰에서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들려 1층으로 내려가 보니 환자 2명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술을 마시면 폭력성이 심해 지난해 11월과 이달 중순께 각각 가족에 의해 이 병원에 입원조처돼 재활치료를 받아왔다.
일산경찰서 주정식 형사과장은 “신씨가 입원해 있던 병실에서 A4 용지에 큰 글씨로 ‘원장이 잘해줘서 고맙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다”며 “병원 쪽과 환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탈출 경위와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개원한 5층 규모의 이 병원은 알코올 전문센터를 갖추고 있으며, 현재 100여명의 알코올 중독 환자가 입원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양/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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