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음악대학 피아노학과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에 합격한 서울 강북구 한빛맹학교 고등부 3학년 김상헌(19)군이 29일 밝은 표정으로 피아노 앞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김상헌군 “어머니가 먼저 생각나”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뒷바라지해 준 어머니가 가장 먼저 생각나요.”
29일 서울대 정시모집 음악대학 피아노학과 특수교육 대상자 특별전형에 합격한 김상헌(19·서울 한빛맹학교 고등부 3·사진)군은 합격의 영광을 부모에게 돌렸다.
김군은 선천성 1급 시각장애인으로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다. 지팡이 없이는 걷기 어려울 정도이지만 김군의 학교생활은 성실함 그 자체였다. 담임교사 이지언씨는 “연습이나 공부를 빼먹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성실한 김군에게도 대학 입시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우선 악보를 볼 수 없는 것부터가 문제였다. 난도가 낮은 곡은 녹음된 연주를 통째로 외워 연습했지만, 어려운 곡을 연습하기 시작하면서 점자 악보 보는 법을 따로 배워야 했다. 한 마디씩 촉감으로 곡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연습 시간이 몇 배나 더 걸렸다. 여기에 다리를 다쳐 3학년 1학기 내내 목발을 짚었고, 10월에는 신종플루에 걸려 한동안 정상적 교습을 받지 못했다.
김군은 “앞으로 훌륭한 피아노 연주자가 돼 나보다 힘겨운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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