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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은행, 생리휴가·연월차 떼먹는다

등록 2005-06-07 18:46수정 2005-06-07 18:46

보건휴가 보장을 요구하는 교사들 시위.<한겨레> 자료 사진.
보건휴가 보장을 요구하는 교사들 시위.<한겨레> 자료 사진.
한국씨티은행이 주 5일 근무제에 따른 수당 무급화가 실시되기 전인 지난해 6월 이전까지 여직원들의 유급 생리휴가 수당을 한푼도 지급하지 않아 1300여명의 여직원들이 수십억원대 소송 제기를 준비하고 있다. 또 일부 시중은행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행원들도 계약서에 명시된 연·월차 수당을 수년 동안 지급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할 태세여서 은행권 전체가 소송의 회오리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씨티은행 서울지점과 한미은행의 합병으로 출발한 한국씨티은행 노조 한미지부는 7일, 최근 정규직 여행원 1천명과 비정규직원 750여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은행 쪽이 대부분 여직원들의 미사용 생리휴가에 대한 수당을 수년 동안 전혀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달 안에 주 5일제가 실시된 지난해 7월1일 이전에 생리휴가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금전적 청구권에 대해 은행장을 상대로 미지급수당 청구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임금청구권의 소멸 시효가 3년이어서 2002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2년 동안 발생한 미지급분에 대해서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2년 동안 생리휴가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5급 정규직 행원은 청구금액이 약 300만원, 연봉 1400만원의 계약직은 약 100만원 정도가 된다. 총 청구금액은 3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은행이 인수·합병과 구조조정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근로기준법상 지급해야 할 수당을 한푼도 주지않은 사실이 확인됐고, 은행쪽도 이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미지급 수당 청구소송은 은행권에서 처음 있는 일이며, 다른 은행으로 확산할 경우 수백억원 규모의 소송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융노조 오치호 홍보국장은 “여직원 수가 수천명에 이르는 다른 은행에서도 미지급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번 소송 움직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은행권 종사자의 20~30%에 이르는 비정규직 노조도 은행들이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연월차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각 시중은행을 상대로 정확한 규모의 확인작업에 나섰다. 금융 비정규직 노조 권혜영 위원장은 “현재 제일·조흥·우리·한미(한국씨티)은행 등의 자료를 검토해 본 결과, 계약서에 연월차 수당 지급을 명시해 놓고도 이를 지급하지 않아왔다”며 “법적 검토를 거쳐 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무법인 참터의 김철희 노무사는 “은행 비정규직이 연월차 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제보가 수없이 접수되고 있다”며 “비정규직의 경우 수당을 계약 연봉에 묵시적으로 포괄한다는 방식(포괄협상)의 모호함을 악용해 은행이 저임금 노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티은행 박진회 부행장은 “모든 은행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수당 미지급이었다”면서 “판결 결과에 따라 지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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