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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야스쿠니 실체는 군국주의 박물관”

등록 2010-02-01 18:59수정 2010-02-01 22:14

오타니 다케오(63)
오타니 다케오(63)
야스쿠니 신사서 역사교실 여는 오타니 다케오씨




10년전부터 시민·학생에 강의
“교과서도 가해사실 기록안해”

“이 세계지도를 보세요. 미국과 러시아 등이 일본을 노리고 있으니까 일본은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했다는 식의 역사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오후 일본 도쿄 구단시타의 야스쿠니 신사 안 전쟁박물관인 유슈칸. 전직 중학교 역사교사인 오타니 다케오(63·사진)는 19세기 말 일본이 구미 열강에 위협받는 장면을 묘사한 대형 세계지도 앞에서 한국 대안학교인 산마을고교 학생 15명에게 유슈칸 전시물의 성격을 차분한 어조로 설명했다.

그는 “요컨대 일본도 미국과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제국주의 국가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유슈칸 안의 역사전시물은 일본군대와 제국주의가 옳았다는 것만 그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유슈칸 안에 쓰여지지 않은 역사가 중요합니다. 당시 조선과 중국 사람들이 (일제의 식민정책과 침략전쟁에 대해) 어떤 심정이었느지 느낄 수 있는 전시물이 하나도 없습니다.”

오타니가 ‘야스쿠니 바로보기 길라잡이’로 나선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패전 이후 일본이 많이 바뀌었지만 야스쿠니 신사 안은 전쟁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데 위기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의 실체를 직접 목격하고 판단하도록 연 3~4차례 일본 학생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안내를 자처하고 나섰다. 3년 전부터 일본 대안학교와 해마다 두 차례 교환방문하는 한국 산마을고교 학생들도 지난해부터 ‘오타니 교사의 야스쿠니 역사교실’에 참가하고 있다.

34년간 중학교 역사 교사를 지낸 뒤 3년 전 정년퇴직한 그는 일본 교과서는 일본의 피해사실만 강조할 뿐 일본군이 전쟁 때 무엇을 했는지를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역사교원모임 소속인 그는 현재 한국의 역사모임 교사와 함께 2011년 출판을 목표로 공동 편찬중인 <마주보는 한일역사>의 근현대사 편도 집필하고 있다.

오타니의 한-일 역사강의는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니다. 그는 이날 야스쿠니 신사에 이어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박물관’으로 학생들을 안내하며 서툰 한국말로 말했다. “야스쿠니는 군국주의 박물관입니다. 평화박물관은 가해의 역사기록입니다. 일본에는 이런 두 가지 생각이 존재합니다. 학생들은 양쪽을 다 보고 스스로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황선구(16·고1)군은 많은 것을 느낀 듯했다. “한국 국립현충원에도 나라를 위해서 싸우다 죽은 분들이 많이 묻혀 있는데 그중에 월남전에 참전한 분들이 베트남 민중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궁금합니다.”

도쿄/글·사진 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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