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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부산 한진중 구조조정’ 맞서 김진숙씨 단식 20일째

등록 2010-02-01 21:54

김진숙(50)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김진숙(50)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없다던 일감은 국외 내주고 멀쩡한 노동자 거리 내몰아”




1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정문 앞, 김진숙(50·사진)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1000여명을 해고하겠다는 회사 방침에 맞서 홀로 천막을 치고 지난 13일부터 20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의 단식 천막엔 ‘해고는 연쇄살인이다’라는 구호가 걸려 있었다. 이것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그가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일이다. 그 스스로가 25년 전에 부당해고를 당한 뒤 아직까지 복직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기 때문이다.

경영위기 탓 “1천명 해고”
노동자에 책임 덮어씌워

2일부터 노조 상경투쟁
함께 싸운다면 희망있다

그는 1981년 21살의 나이에 첫 여성 용접공으로 한진중공업(당시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했다가 5년만에 노조 대의원 활동을 이유로 해고됐다. 지난해 11월 해고된 지 24년만에 민주화운동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에 의해 부당해고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복직은 쉬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1월30일부터 날마다 ‘출근시위’를 벌여야 했다. 그러나 회사 쪽은 그의 복직은커녕 현재 일하는 노동자마저 1천여명이나 자르겠다고 공언했다. 희망퇴직에 이어 노동자 30% 해고와 설계부문 분사 등 인력조정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멀쩡히 이 조선소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어느 날부턴가 다시는 이 곳에 출근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나도 그렇게 이 곳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내가 일하던 곳에는 내 안전모와 안전화가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 자신이 이미 해고된 처지면서도 그는 앞으로 해고될 이들을 먼저 걱정했다.

이미 노동자들은 떠나고 있다. 그가 출근시위를 시작한 때와 비교하면 김해와 마산 쪽에서 통근버스를 타고 와서 내리는 노동자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미 하청 노동자들은 1천명 가까이 떠나 주변 식당이 썰렁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위원은 “수주물량이 없어 구조조정을 한다는 회사가 이미 수주한 물량을 필리핀 조선소로 넘기냐”며 “경영의 위기가 있다면 경영진이 먼저 책임져야지 노동자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단식 14일째 되던 날, 혈당과 혈압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러나 그의 단식을 지지하는 한진중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합원들이 그의 천막을 찾아오고 동조 농성을 벌이면서 기력을 되찾았다. 그는 “나의 단식이 어떤 변화도 가져오지 못한다는 절망감이 들었는데, 노동자들을 만나니 마치 상사병을 앓던 사람이 임을 만난 듯 기운이 났다”며 “역시 노동자들은 모여서 함께 싸우는 일이 가장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의 단식투쟁과 함께 한진중공업 노조는 2일부터 날마다 조합원 120~180여명이 교대로 서울 건설본부와 조남호 회장 자택, 광화문 일대에서 회사의 구조조정 실태를 알리는 상경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한진중공업은 애초 지난달 26일 정리해고 대상자 명단을 노조에 통보하기로 했다가 노조와 교섭하는 동안에는 해고 명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하지 않겠다고 지난달 21일 밝힌 상태다.

부산/글·사진 신동명 기자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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