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열린 덕수궁 석조전 원형 복원 현장 설명회에서 공사팀 관계자가 복원중인 내부 아치문 구조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재청, 벽·천장 뜯고 원형 복원
“벽체와 천장을 뜯어보고 깜짝 놀랐어요. 고종 때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습니다.”
1910년 덕수궁 석조전을 지은 고종 황제(1852~1919)의 숨결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그가 집무하며 살았던 석조전 방들이 저마다 흉터 속에 90여년 전 자태를 드러냈다.
2일 낮 서울 덕수궁 석조전에서 공개된 문화재청의 복원 작업 현장은 ‘석조전의 재발견’이었다. 실내 곳곳의 아치문은 강퍅한 벽돌벽으로 메워졌고, 고종이 불을 쬐던 양식 벽난로와 연기통은 벽체에 흔적만 새겨놓았다. 1933년 이곳을 미술관으로 뜯어고친 일제가 준 흉터였다.
황제 내외의 거실, 알현실 등이 있는 3층과 접견실이 있는 2층은 공사를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벽체 회벽을 떼어내고 천장 외판도 뜯어낸 상태였다. 벽체를 더듬으며 만난 1910년대 구조물 가운데는 아치문과 벽난로의 흔적이 가장 많았다. 3층의 소회의실, 거실, 알현실, 침실 등의 곳곳에 보였다. 1930~80년대에 원래 벽체에 덧입힌 회벽층도 나이테처럼 드러났다. 천장에선 화재를 막기 위해 덮었다는 파도 모양의 대형 철판이 눈길을 끌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이번 발견을 토대로 2012년까지 1~3층 주요 시설과 샹들리에, 벽난로 등의 원형 복원을 끝내고 석조전을 ‘대한제국 역사관’(가칭)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