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추기경 뜻이은 모금법인 ‘바보의나눔’ 출범

고(故) 김수환 추기경 1주기를 맞아 김 추기경의 나눔 정신을 받든 모금 전문 법인이 출범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고(故) 김 추기경의 나눔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모금전문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재단을 만들기로 하고 관련 부처에 설립인가 신청을 했으며, 인가절차가 완료되는대로 빠르면 김 추기경 선종 1주기(16일)에 맞춰 출범시킨다고 3일 밝혔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부 소속 사회복지법인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김용태 회장 신부는 "바보의 나눔재단은 모금과 나눔을 전문으로 하는 법인이 될 것"이라며 "서울대교구의 생명운동ㆍ해외원조 단체인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출연법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용태 신부는 "'바보의 나눔' 재단은 특정 종교를 벗어나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운영하면서 나눔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벌이고, 나눔 교육을 확산하는 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보의 나눔' 재단은 김 추기경이 그린 자화상에서 재단 이름을 따왔다. 김 추기경은 2007년 모교인 동성고 개교 100주년을 맞아 열린 전시회에서 그해 5월 그린 것이라며 동그란 얼굴에 눈코입을 간략히 그리고 하단에 '바보야'라고 쓰고 '김수환 자화상'이라고 서명한 드로잉을 공개했다.

자신을 스스로 '바보'라고 부른 김 추기경의 그림은 큰 감동을 낳았고, 지난해 선종 후 각종 책과 행사의 제목으로 사용됐으며, 김 추기경을 '바보 천사'라고 부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김용태 신부는 "재단 이름은 정진석 추기경이 '바보'라는 단어를 넣을 것을 제안해 정해졌다"며 "재단의 로고로도 김 추기경의 자화상이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채희 기자 [e-mail]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