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누이와 올케는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간암을 앓는 올케에게 시누이가 자신의 간을 이식한 사연이 알려져 이런 속담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달 21일 간이식외과 이승규 교수의 집도로 시누이 장희균(57.여)씨가 올케 박정자(56.여)씨에게 간을 이식했다고 3일 밝혔다.
간암과 간경화를 앓고 있던 박씨는 지난해 8월 간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며 하루빨리 간을 이식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박씨의 남편과 아들은 박씨와 혈액형이 달라 간 이식이 불가능했고, 이식 적합자로 판정된 박씨의 친정조카도 간의 크기가 작아 이식이 어려운 상태였다.
올케의 고통을 지켜본 장씨는 자신의 혈액형이 올케와 일치하는 것을 알고 몰래 간 이식 검사를 받았다. 나이가 많아 간 이식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50대 중반인 장씨의 간은 20대의 간처럼 건강했다.
의료진은 박씨의 친정조카보다 장씨가 간을 이식하는 게 더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장씨는 간의 60%를 올케에게 내주기로 결정했다.
박씨는 시누이에게 고통을 주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지만 장씨의 간곡한 설득에 마음을 돌려 지난달 21일 수술대에 올랐다.
박씨는 "수술이 끝나고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시누이의 상태부터 확인했다"며 "시누이와 올케는 가까워질 수 없다는 말도 우리 두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한 이승규 교수는 "2천건 이상 간이식 수술을 했지만 50대 중반의 나이에 시누이가 올케를 위해 자신의 간을 내주는 경우는 못 본 것 같다"며 "시누이와 올케 두 사람 간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씨는 "수술이 끝나고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시누이의 상태부터 확인했다"며 "시누이와 올케는 가까워질 수 없다는 말도 우리 두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한 이승규 교수는 "2천건 이상 간이식 수술을 했지만 50대 중반의 나이에 시누이가 올케를 위해 자신의 간을 내주는 경우는 못 본 것 같다"며 "시누이와 올케 두 사람 간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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