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인천단지 개발 진행”…전문가 “유령 터미널 될것”
인천터미널 물류단지 공사를 시작으로 정부가 경인운하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에 나섰다. 이 물류단지를 둘러싸고 경제성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된 바 있어 혈세 낭비 사업으로 이어질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3일 국토해양부는 한국수자원공사가 경인운하 인천터미널 물류단지의 개발계획을 제출해 본격적인 개발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2011년 완공을 목표로 모두 36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116만㎡ 규모로 지을 예정”이라며 “사업 계획을 알리는 합동설명회를 10일 오후 2시 인천 서구 검암경서동 주민센터에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인운하 물류단지는 운하를 통하는 화물을 처리하는 물류터미널과 집배송센터, 창고, 주거시설 등이 들어서게 되며, 수공이 인천터미널 물류단지를, 경기도가 김포터미널 물류단지를 맡아 조성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인운하 완공 시점에 맞춰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환경·에너지·재해 분야의 검토를 위해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최종 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인운하 물류센터 사업에 대해선 한정된 수요 때문에 ‘유령 터미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남항·북항이 있는 인천에는 송도신항까지 들어설 예정이라, 물류기지가 포화상태인 인천 일대에 경인운하 물류기지를 짓는 것 자체가 ‘중복 투자’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경인운하 사업의 타당성 조사 결과를 보면, 경인운하 건설로 인한 전체 편익 가운데 4분의 1(4869억원)은 현재 인천항의 기능을 대체하면서 나타난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2020년 들어서는 30선석 규모의 송도신항이 들어서게 될 경우, 경인운하 인천터미널을 대체하는 효과가 날 것을 배제할 수 없다.
임석민 한신대 교수(국제경제학)는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떨어지는 경인운하만을 위해 물류기지를 짓는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며, 이런 물류기지를 떠안을 민간 업체가 나타날지도 의문”이라며 “결국 경제성을 따지지 않고 우후죽순 만들었다가 쓸모없어진 지방공항 사례처럼 경인운하 물류단지 사업도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는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이런 논란 속에서도 올해 안에 전체 공정 가운데 62%를 진행해 내년 10월 경인운하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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