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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요새 젊은것들도 여전히 뜨겁다구요

등록 2010-02-05 20:59

<발칙한 반란을 꿈꾸는 요새 젊은 것들(요것들)>의 세 저자 박연, 단편선, 전아름씨.(사진 왼쪽부터)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발칙한 반란을 꿈꾸는 요새 젊은 것들(요것들)>의 세 저자 박연, 단편선, 전아름씨.(사진 왼쪽부터)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20대 9명 인터뷰집 펴낸 박연·단편선·전아름씨
붕가붕가레코드 사장 등 남다른 삶 들여다봐
“20대 모습 20대인 우리 스스로 보여주고파”
‘어, 요것들 봐라’ 싶다. 셋이 모이니 이야기가 끝도 없다. <발칙한 반란을 꿈꾸는 요새 젊은 것들(요것들)>의 세 저자, 단편선(사진 가운데), 전아름(사진 오른쪽), 박연(사진 왼쪽)씨가 그들이다.

<요것들>은 이들 세 사람이 9명의 20대 ‘요것들’을 인터뷰한 책이다. 장기하를 발굴해낸 붕가붕가레코드 고건혁 사장, 당당한 좌파 ‘고대녀’ 김지윤, 개성만점 독립패션잡지 크래커 편집장 장석종, 거리공연을 즐기는 청춘뮤지션 ‘좋아서 하는 밴드’, 20대의 일상을 담은 장편 <개청춘>을 제작한 여성영상집단 ‘반이다’ 등이 그들이다. 모두 20대를 뜨겁게 살고 있는 이들이다.

하지만, “뜨겁게 사는” 점에선 이들 세 저자 역시 결코 뒤지지 않는다. 단편선(24)씨는 홍대 근처나 전태일 거리 등에서 활동하는 인디음악가다. 경희대 언론정보학부에 재학중인 그는 몇해 전부터 ‘회기동 단편선’이란 이름으로 활동해왔다. “회기동에서 벌어진 단편적인 일들을 선별해 들려준다”는 이 이름이 이젠 본명보다 익숙해졌다.

전아름(24)씨는 서울여대 학보사 기자를 거쳐 현재 ‘남북이 함께 만드는 통일전문 월간지’ <민족21> 막내기자로 일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뛰어난 문제아는 아니지만 계속 문제아”였단다. 게시판 등 다양한 글쓰기를 즐기고, 지금도 몇 개의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 정치학과 08학번인 박연(21)씨는 2년 동안 서울대 축제를 만들고 홍보하는 일을 해왔다. 현재는 서울대 학생들이 자기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프로젝트인 ‘관자놀이(관악자작곡놀이)’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언뜻 관련없어 보이는 이 세 사람을 묶은 것은 ‘철거문제’였다. 우선 단편선씨와 박연씨는 지난해초부터 왕십리 철거민 연대사업으로 한국대학생문화연대에서 추진한 ‘왕십리 문화거리 조성’ 사업에 함께 참여했다. 전아름씨는 2009년 3월 용산참사 게릴라 기획전인 ‘망루전’에 음악가로 참여한 단편선씨를 인터뷰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현재 20대의 모습을 20대인 우리 스스로 찾아보고 싶었어요.” 철거 문제로 만난 세 사람이 <요것들>을 기획한 이유다. ‘88만원 세대’ ‘정치 무관심’ 등 요즘 20대에 붙어 있는 규정들이 대부분 ‘기성 세대’가 20대에 붙여준 것이라는 게 이들의 불만이다. 그래서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제시하는 친구들”을 스스로 찾아보기로 했다. 인터뷰 대상은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는 20대”로 정했는데, 모아놓고 보니 “변두리에서 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말하자면 <요것들>은 20대 스스로가 만든 20대 현장 보고서인 동시에, 기성 세대에게 던지는 20대의 자기선언이기도 한 셈이다.

이들 또한 책을 만들면서 조금씩은 성장한 듯 보인다. “좋아서 하는 밴드를 인터뷰하고 ‘음악노동자’로 살겠다고 굳게 결심할 수 있었어요.” 단편선씨는 그 이유를 “그들이, 남들이 회사다니는 것보다 훨씬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고 감동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인터뷰를 통해 20대의 삶을 기록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그럼으로써 ‘규정된 20대’가 아니라 ‘나름의 삶을 살아가는 20대’의 모습을 공유하고 싶다는 것이다. <요것들2>가 벌써 기대된다.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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